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성명서(8월19일자)
국가대표를 꿈꿔온 한 선수가 있다. 마지막 결승 시합을 앞두고 갑자기 바뀐 불공정한 규칙으로 국가대표의 꿈이 멀어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지금 이 선수의 입장과 같은 비통한 심정으로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11일 지자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건립 공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를 통해 대상지역과 부지제공 그리고 지원자금, 평가표 등의 공모 주요 내용을 밝혔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지난달(7월) 22일부터 8월 26일까지 공모 접수 후, 서류심사와 2차 현장 평가를 통해 10월 초 최종 적합지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전남의 대대적 언론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들의 주장은 전남이 ‘한국의 갯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공모를 취소하고 신안에 달라는 것이다. ‘공모 취소’라는 궤변이 통하지 않자 또 다른 꼼수를 부렸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평가표를 수정해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탓인지 해양수산부는 공모 추진계획 통보를 당초 7월 말에서 8월까지 계속 미뤄왔다. 우리 지역에서는 혹시나 이러한 궤변이 통해,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시합을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도 공모 절차가 지연된 사유가 그들의 주장과 정치적 입김이 결부된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퇴행적인 모습이 아니길 바라왔다.
그러나 우려했던 꼼수가 현실화 됐다. 해양수산부는 3일 전인 지난 8월16일 공모계획을 발표했고, 당초에 발표했던 공모 평가표가 전격 수정된 것이다. 수정된 평가항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세계자연유산 등재 노력 및 기여도의 신설이다. 그간 전남은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판단된 기여도 항목을 신설해 달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해당 지자체 모두 다 같이 노력한 결과이다.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이룬 성과를 이제 와서 개별적 평가를 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결국 기여도를 어떤 방식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이 항목은 평가를 훼손하는 장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부지 면적의 축소이다. 당초 최소 5만 제곱미터 이상 면적에서 최소 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 가능한 규모로 축소되고, 평가지표의 배점도 10점에서 5점으로 하향 조정됐다. 고창군의 경우 이미 5만 제곱미터 이상의 부지를 확보한 상황이라, 갑자기 축소된 부지면적과 이에 배정된 배점 5점이 축소된 사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
국책사업 공모제는 중앙정부가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자치단체간 경쟁을 유도해 더 나은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다.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등 선호하는 사업은 자치단체들이 서로 유치하기 위해 힘쓰기 때문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라북도의회는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건립지 공모사업의 평가지표가 변경된 구체적인 사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하고 합리적 판단으로 건립 최적지를 판단해야 할 해양수산부는 조속히 이에 응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본 공모사업이 지역간 갈등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평가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