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부안군이 어렵게 유치한 노을대교 국책사업이 첫발도 떼지 못하면서 사업 지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심덕섭 고창군수가 현 2차로(왕복) 계획에서 4차로(왕복) 확장을 주장하면서, 소위 ‘관광형 명품교량’에 어울리는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 설계가 들어가기 전에 4차로 확장 방향으로 정치권이 합심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노을대교 건설사업은 총 3870억원을 투입해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와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를 곰소만 해상으로 잇는 연장 8.860킬로미터 규모로 추진된다. 그중 노을대교는 6.968킬로미터(약 7킬로미터)이다. 국토부 익산국토관리청(익산청)은 시공사 선정을 마친 뒤 올해 착공해 오는 2030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이에 익산청이 조달청을 통해 노을대교 건설사업을 입찰 공고한 결과, ‘금광기업 컨소시업’ 한 업체만 사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10월말 또다시 유찰됐다. 익산청이 지난 6월 조달청에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입찰 공고한 이후 세 번째 유찰이다.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당연히 노을대교 건설사업의 이윤을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즉, 익산청의 노을대교 건설사업은 건설사들을 설득하고 못하고 있다. 공사 자재비 인상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사업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익산청이 두 번째 발주부터는 총 공사비를 기존 3449억6천만원에서 3575억2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이와 관련 익산청은 발주청에서 설계를 한 뒤 발주하는 기술제안입찰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심덕섭 고창군수는 11월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품질 관광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을대교 계획이 왕복 4차선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심 군수는 “철근 등 자재비 상승의 여파로 노을대교 건설공사가 3번이나 유찰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공사금액을 찔끔찔끔 올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 애초에 대승적 차원에서 4차선 확장으로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부창대교로 불리던 노을대교 예산은 7879억원으로 왕복 4차선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경제성 평가 통과를 위해 지금의 3870억 원으로 계획의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육지부 6.18킬로미터가 사업대상에서 제척되고, 차로도 왕복 2차로로 좁혀졌다. 즉 규모를 줄여 경제성 평가를 통과했지만, 장기적인 교통 및 관광 수요를 감안할 때, 노을대교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고품질 관광 서비스 제공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서해안 관광시대 노을대교의 중요성을 역설한 윤준병 의원(정읍·고창), 노을대교 건설에 자신의 역할의 강조한 이원택 의원(김제·부안), 일괄예타 통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정운천 의원(국민의힘 비례), ‘노을대교’란 이름을 지은 장본인 권익현 부안군수, 당선 전 직함이 노을대교건립특별위원장이었던 심덕섭 고창군수, 이들이 정치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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