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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고창 선운사 경내에서 이색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 있는 한옥건축학과가 선운사 대웅전 기둥 하나를 실측해 실제 크기로 만들어 경내 대웅보전 앞에 전시하고 있는 것. 선운사 기둥의 면면을 실제 크기로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물은 폭이 4.5미터에 이르고 높이가 무려 9미터에 이른다. 작품은 배흘림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공포를 얹었으며 지붕구조를 연목으로 마감했다.
[장면2] 고창군 도산리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망치소리가 울려 퍼진다. 한옥을 짓는 중이다. 건축 현장이지만 레미콘도 크레인도 없다. 대목장이 망치질 중이다. 30~40대로 보이는 학생 대여섯 명이 그의 손놀림을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작업장에선 보와 도리를 얹는 곳을 만들기 위해 기둥의 꼭대기를 열십자 모양으로 우묵하게 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동 톱으로 대강 파낸 다음 마무리는 망치와 끌이 맡는다. 기계를 쓰면 속도가 빨라져 효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세밀한 마무리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고창군-전북대학교, 한옥건축학과 정규학과 신설관련 업무협약 체결…정규학과 개설 시 지역 내 한옥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인구 유입 효과 기대
고창군과 전북대학교가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 한옥건축학과를 신설한다. 고창군과 전북대학교가 고창캠퍼스 내 한옥건축학과를 정규학과로 개설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업무협약식은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서 심덕섭 고창군수,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고창군·전북대학교 사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업무협약에는 ▲학부과정 한옥건축학과 고창캠퍼스 개설·운영 ▲고창캠퍼스 한옥건축학과(정규학과) 개설을 위한 행정적 지원 ▲한옥산업을 이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상호 우호 증진에 필요한 사항 등이 담겼다.
현재 한옥건축학과는 계약학과 형식으로 건축·건설분야 산업체에서 10개월 이상 재직자 재교육을 담당하며 4년(정원 20명, 야간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에선 인구 유출을 막고, 한옥관련 기술인력 끌어들일 수 있는 장점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옥건축은 대표적 노동집약 사업이다. 숙련 기술인력을 비롯해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내 목재와 황토벽돌 등 한옥자재 생산업체 육성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 고창캠퍼스, 국내 최고의 한옥건축실습장과 교수진 갖춰…10여년간 전문인력 2천여명 배출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가 한옥건축의 메카로 떠오른 것은 2009년 한국폴리텍 고창캠퍼스 3만여평을 무상이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어 한옥인력양성사업단을 꾸리고 국내 최고 수준의 한옥건축실습장과 교수진을 갖췄다. 한옥기능인력양성사업은 친환경 목조주택 건축목공 양성과정, 신한옥 건축목공 양성과정 등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 전문인력만 2천명이 넘는다. 수료생 중 85퍼센트 정도가 관련 업체에 취업했고 3팀은 창업을 했다. 문화재 보수기술자도 여럿이다.
무엇보다도 수출을 통한 한옥의 세계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옥센터는 지난 4월 베트남에 첫 한옥을 지어줬다. 12월엔 호주 시드니에 한옥 정자와 커뮤니티 센터가 세워진다. 미국 조지아주 엘리제이시에 한옥 40채를 건축하는 한옥단지 조성사업 계약도 했다. 앞서 고창군청 직원을 대상으로 ‘신바람 한옥 목공체험교육’을 실시했고, 군청 앞 한옥정자도 기부해 군민들의 힐링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지방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지역대학의 정규학과 개설이 가지는 의미는 너무나 크다”며 “청년인구 유입과 관련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국내 최고의 한옥건축 문화도시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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