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정읍A고 성폭력대책위원회는 11월2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괴롭힘 가해교사의 파면과 전북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 ⓒ 주간해피데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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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의 A고등학교에서 신규 여교사에게 지속적인 성적괴롭힘과 스토킹 피해를 가한 60대 교사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가 내려지자, 정읍과 전북 시민단체들이 가해교사의 파면과 전북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읍A고 성폭력대책위원회는 11월2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읍 A고등학교에서 동료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성적괴롭힘을 당한 사건에 대해 즉각 파면 조치, 2차 피해예방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 바 있지만, 학교 측은 가해교사에게 솜방망이 징계로 복귀할 길을 열어주었다”며 “대책위와 연대단체들은 가해교사와 학교 재단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즉각 파면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해당 가해교사는 나이 차이가 많은 피해교사가 갓 채용된 다음해부터 약 1년간 선배교사 지위를 남용해 성적괴롭힘 등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하루에 40개에서 많게는 150여개까지 보냈다. 가해교사가 보낸 메시지는 “술 먹으면 생각난다”, “널 책임지고 싶다”, “죽을 때까지 모실게요”에서부터 “잘 살아라 XX야”, “난 널 죽일거다”, “살인하고 싶어요”와 같은 성적·협박성 내용, 흥분한 남성 사진을 보내거나 “나이먹은 X들이 접근하고 XX한다”, “미친다 헬스장 할매 껄떡거려” 등의 끔찍한 내용들이었다. 이런 메시지들은 야간 시간대와 명절 연휴에도 계속 이어졌다.
학교 측은 피해교사의 간절한 호소에도 가해교사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피해교사가 이를 노동부에 신고하고, 지난 8월9일 고용노동청은 직장내 괴롭힘·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직장 내 성희롱 조사를 하지 않은 학교법인에 대해 5백만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 이후 올해 2학기가 돼서야 피해자와 가해자의 교무실 분리가 이뤄졌다.
이에 전교조 전북지부가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읍·전북에서 대책위까지 꾸려지자, 지난 11월18일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정직 2개월은 겨울방학 후 새학기 시작에 맞춰 다시 복귀하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피해교사는 다시 한 공간 안에서 가해교사와 근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학교와 재단 측의 대응은 총체적 부실 그 자체로, 이 과정에서 피해교사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았다”며 “학교 측은 지금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는 가해자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전북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경찰에 형사고발할 방침”이라며 “자정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제 외부의 공식적인 조사와 처벌이 진행될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교측은 징계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직위해제를 하지 않아, 가해교사는 동료교사에게 ‘약물 부작용으로 발생한 각종 증상으로 인해 일어난 일에 죄송하다’, ‘문자를 보낸 내용과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쪽지를 보냈다고 한다. 또한 가해교사가 수업에 들어와 “뉴스에 뜬 당사자가 접니다”라며, ‘자신이 먹은 발모제의 부작용으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이 일어났다’고 말했고, “내가 여러분들께도 사과합니다”라고 말하며 수업을 진행한 사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학생의 글을 통해 드러났다.
또한 정읍A고 전교회장 등은 ‘교장선생님과 면담 후 가해교사가 학교에 다시 나온다면 다시 공론화하여 더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학교홍보단이라고 밝힌 학생은 “고등학교 학생으로서 올바른 생각을 갖추고 계신 선생님께 수업을 받을 권리가 있고 수업을 거부할 권리도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시민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등을 통해 가해교사 파면을 위한 서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정읍A고 성폭력대책위원회에는 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12개 단체), 전북여성단체연합(8개 단체), 공공성강화전북교육네트워크(19개 단체), 동학시정감시단, 정읍녹색당, 정읍진보당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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