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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형문화유산이자 전북무형문화재로 등록된 고창농악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단법인 고창농악보존회 구재연 회장(53)이 앞으로 3년간 다시 보존회를 이끌게 됐다. 고창농악보존회는 지난 3월23일 제21차 정기총회를 열고 구재연 회장과 고광율 부회장을 재선임했으며 이사진 7명과 감사 2명도 함께 선임했다. 본지는 지난 4월14일 오후 구재연 회장을 성송면 고창농악전수관 직무실에서 만나 고창농악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존회장에 연임된 소감
보존회장으로 처음 임명될 때 코로나가 시작되어 임기가 마칠 때 코로나가 끝났습니다. 코로나로 모든게 멈춰버린 시간, 어떻게 해서든 다시 일상이 돌아올 때를 준비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잘 버텨냈으니 이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달려가야겠죠.
보존회에 대한 소개
일상이 되었던 고창농악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 때인 1985년, 오거리당산제를 지내기 위해 문화원 산하 단체로 고창농악단이 창단됐습니다. 읍면에서 500여명이 오디션을 거쳐 23명의 명인을 찾았다고 합니다. 1998년 정창환 선생님(소고)이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황규언 선생님(상쇠), 정기환 선생님(장구)이 문화재로 지정됐고, 2000년에 고창농악보존회가 단체문화재(전북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을 비롯해 전주대사습놀이 장원, 그리고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 고창농악 사례발표 등의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2000년에 폐교된 성송면 학천초등학교를 개축해 200석 실내 공연장, 300석 야외공연장, 80여명의 숙소, 풍물체험관 5실, 시청각실 등을 갖춘 고창농악전수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4명의 이수자들과 60여명의 전승자들로 고창농악보존회가 구성이 되어 고창을 대표하는 문화단체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소개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지만 동아리활동을 통해 1992년부터 매년 방학 동안 고창에 머물면서 황규언 선생님 등으로부터 사사를 받아 1999년 고창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에서 만난 아내와 가정을 꾸렸고 슬하에 고3인 외동딸이 있습니다.
임원진과 사무국
그동안 지난 임기를 함께 해주신 일곱 분의 이사들과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김영희 춤연구가,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근무하시다 얼마 전 은퇴하신 박경주 씨가 새롭게 이사진으로 합류했습니다. 그동안 오랫동안 고생해준 임성준 씨에 이어 이광휴 씨가 사무국장이 되어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사무국 내에는 전승사업팀·경영지원팀·홍보팀이 있고,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은 공연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아트컴퍼니 ‘고풍’과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원 ‘드림’이 있습니다. 전체 2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보존회의 활동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인 ‘사계절 전수 프로그램’에는 약 1천명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고창군민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고창농악전통예술학교 5개 반 70여명이 수강중입니다(모집중). 14개 읍면 농악단 수업과 고창의 자라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문화유산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입니다.
조선 최초 여성명창 진채선의 이야기를 다룬 국악뮤지컬 ‘이팝:소리꽃’이 올해부터는 신재효판소리 공원에서 5월 말부터 8월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반에 진행됩니다. 청보리축제 기간동안 주말에 노상놀이가 진행되어 고창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고창농악과 판소리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고창농악 판굿을 즐길수 있는 상설굿판이 열리고 있으며, 고창농악을 비롯한 전국 최고의 전통공연과 전통공연을 현대화한 최고의 작품을 고창군민께 선보이는 고품격 공연예술축제인 ‘꽃대림 축제’가 8월 말에 열립니다
인상 깊은 에피소드
코로나로 힘든 시절 전수프로그램을 멈춰달라고 청와대까지 글을 올린 학부모님이 계셨습니다.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프로그램이 코로나로 인해 중단될 위기가 있었는데, 대학생들의 특성상 한두 학번이 없어지면 동아리가 문을 닫게 되는 현실에서, 정부의 코로나 지침을 바탕으로 코로나 대응 메뉴얼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수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 주에 80명 정도 진행했던 정원을, 시기별로 50퍼센트인 40명, 30퍼센트인 24명까지 정원을 낮춰서 진행했는데, 그마저도 참여가 적어서 강사와 학생이 1대1로 수업을 한 적도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대학생들은 원격으로 대학 수업을 받고, 신입생들의 유일한 오프라인 활동이 전수였을 정도로 암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수기간도 7박8일 전수에서 최소 2박3일 전수로 바꾸면서, 최소한이지만 대학생들에게 고창농악을 알려주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올 겨울에는 6박7일 전수에 5백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수관을 다녀갔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시기에 전수를 멈춘 다른 지역 전수관이나 학교는 풍물동아리가 문을 닫거나 활성화가 되지 않아 지금 대학 풍물판이 큰 위기입니다. 다행히 우리 고창농악을 하는 동아리만 활성화가 되어 있어 흐뭇하긴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네요. 한편, 올해 고창농악보존회에서 15년 이상 11명의 연세가 많으신 회원들이 이수자 시험을 봤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가 됩니다.
보람된 점이 있다면
자칭타칭 전국 최고의 보존회라고 평가되고 있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14개 읍면에 농악단을 조직하고, 예전 선생님들의 자료를 정리하고, 자라나는 학생들과 지역민들,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고창농악을 전수하고 있고, 고창농악을 테마로 한 다양한 공연물을 만들고, 전국 최고의 농악 눈명창·귀명창을 길러내고 있으며, 전통공연예술축제인 꽃대림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고창농악을 통해 고창의 문화를 알려나가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
고창농악의 180여명 후원자 중의 한 분인 심덕섭 군수께서 고창농악의 미래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숙원사업 중 하나인 숙소동 건립을 심덕섭 군수께서 약속해 주셔서 부푼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기존의 숙소동이 있지만, 시설이 열악해 교육받는 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고창농악 교육을 받는 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세계문화유산인 고창농악을 알리고 고창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고창의 문화적 활력을 담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창에서 고창농악이 실질적인 고창의 정체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창의 유형문화는 고창농악과 판소리가 대표하고 있습니다. 농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고창의 학생들과 군민들이 고창농악을 좀더 향유하고, 고창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고창농악의 성장을 바래봅니다.
고창군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지역에 좀더 자리잡길, 더 많이 사랑해 주시길, 보존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현재에도 재미있고 의미있는 문화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고창농악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고창농악이 되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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