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시민단체가 한빛원전 1·2호기의 수명 연장 절차를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 등 40여명은 8월25일 영광 예술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밝힌 한빛원전 1·2호기에 대한 수명 연장 절차와 일정은 일방적인 것으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영광 농민회, 영광 여성농민회, 영광여성의 전화, 원불교 영광교구 핵발전소 안전성확보를 위한 대책위, 천주교 영광순교자성당, 불갑사, 전교조 영광지부, 여민동락, 진보당 영광지역위, 생명평화마을),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영광한빛핵발전소 영구폐쇄를 위한 원불교 대책위(영광교구, 전남교구, 전북교구, 영산성지사무소, 원불교환경연대, 영산선학대학교) 등이 참여했다.
한수원은 지난 6월28일 열린 이사회에서 한빛 1·2호기 수명 연장을 결정하고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오는 9월부터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공람과 의견수렴 등 절차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행동은 “한빛 1·2호기 수명 연장은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등 본질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정부는 일방적으로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쏟아내고 수명 연장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빛 1·2호기는 1985년 12월과 1986년 9월 각각 운영 허가를 받고 가동하고 있다. 운영 수명이 40년으로 설계된 한빛 1·2호기는 오는 2025년과 2026년 각각 중단에 들어가기로 계획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핵발전 비중을 3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뒤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한빛 1·2호기는 중대사고 위험이 가장 큰 핵발전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동안 한빛 1호기에서는 45건, 2호기에서는 57건 등 모두 102건의 이상이 발생했다. 이는 전국 25기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597건의 약 17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들은 “한번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로 허덕이는 일본을 봐도 명백하다”며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은 시도 자체가 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도박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에너지 정책에 휘둘리지 말고 오랫동안 핵발전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인내해 온 주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관련 설명회 등 모든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인 한빛1·2호기 수명연장강행 강력 규탄한다 ▲한수원은 한빛1·2호기 수명연장 당장 중단하라 ▲역할 다한 노후 핵발전소 한빛1·2호기, 이제 그만 폐쇄하라 ▲윤석열 정부는 주민 동의 없이,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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