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신발로 폭행하고 폭언을 하면서 사표를 강요하는 등 횡포를 일삼은 축협 조합장이 구속됐다. 전북경찰청은 폭행과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혐의로 정읍시·순창군에 있는 순정축협의 60대 여성 조합장 A씨를 구속했다고 1월19일 밝혔다.
A 조합장은 지난해 9월13일 직원 B씨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3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한우명품관 식탁 의자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다”며 신발을 벗어 직원 C 차장과 D 점장을 각각 4차례, 5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순정축협 직원이 A조합장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방송에서 당시 폭행 영상을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다만 해당 조합장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으며, 사과하려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자, 고용노동부는 전북지방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하고, 순정축협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법을 무시한 사용자의 불법적 전횡으로 많은 근로자가 고통받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불법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A조합장을 입건한 경찰은 이후 수사를 진행해 지난 1월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순정축협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결과,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부당노동행위 등 총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과 2억600만원의 체불임금을 적발했다고 지난 12월27일 밝혔다.
A조합장은 직원들에게 사표를 강요하며 욕설과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조합장은 “네가 사표 안 내면 시X 내가 가만 안 둘 판이야 씨XX아”, “느그가 나를 갖다가 조질려고”, “나 보통 X 아니야”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노래방에서 술병을 깨고 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A조합장은 직원들이 정당하게 받아 간 시간외수당을 내놓으라고 지시하거나, 남성 직원에게 악수를 건넨 후 수차례 손등을 문지르기도 하는 등 근로자의 인격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고용부는 당시 “순정축협의 위법사항에 대해 형사 입건 9건, 과태료 부과 8건(총 1억5200만원), 가해자 징계 요구 2건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관계부처와 농협중앙회에 조합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징계와 근본적인 조직문화 혁신 노력을 요청했다.
한편, 순정축협은 문제가 불거지자 A조합장 해임 투표를 진행했지만 부결됐다. 지난 12월18일 해임투표에서, 조합원 2284명 중 84.3%인 1926명이 투표에 참여해 1026명(53.27%)이 찬성했다. 반대는 899명, 무효는 1명이었다. 해임에 필요한 투표 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해임요구안이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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