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 가운데 한 곳인 정읍·고창 선거구는 현역 윤준병(63) 국회의원과 전직 3선 국회의원이었던 유성엽(64) 전 의원이 지난 선거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이는 지역구다. 친구지간인 두 사람은 벌써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한 고소·고발전을 시작하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윤준병 의원과 유성엽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간판 아래 당내 경선을 벌이게 된다(지난 선거에선 유성엽 전 의원은 민생당으로 본선을 치렀다). 윤 의원은 4년간의 의정생활을 거치며 정읍·고창 지역구를 새롭게 다져왔고, 유 의원은 3선 의원과 정읍시장의 경륜을 바탕으로 뿌리깊은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윤 의원의 입장에서는 금배지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 성격의 선거를 치러야 하며, 유 전 의원은 금배지를 탈환하기 위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윤 의원은 민주당 간판을 달고 69.77퍼센트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민생당 후보로 나온 유 전 의원은 30.22퍼센트에 그친바 있다. 그러나 4년 만에 성사된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같은 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21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바람 속에서 치려져 당시 윤준병 의원의 승리가 수월했다면, 이번 재대결은 같은 정당 후보로 경쟁한다는 점에서 인물·정책·조직으로 승부해야 하는 치열한 결전이 예상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성엽 전 의원이 약간 우세한 결과를 보이나, 대부분 오차범위 내이므로 백중지세로 평가되고 있다.
정읍·고창 선거구는 모두 7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며, 윤 의원과 유 전 의원의 2강에 다른 후보 5명이 도전에 나서는 형국이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윤준병 의원과 유성엽 전 의원, 유재석(57)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황치연(63)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이 나선다. 국민의힘 최용운(61) 전 아시아통신 기자, 자유통일당 정후영(71) 고창우리교회 담임목사, 무소속 안제륭(48) 파이코퍼레이션 대표가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특이한 점은 윤준병 의원과 유성엽 전 의원은 절친한 친구사이였지만, 21~22대 총선을 거치며 서로 적이 된 것처럼 경쟁하고 있다. 유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전주고 55회 동창이자 서울대 동문이며, 똑같이 행정고시 출신이다. 지역과 고교, 대학, 행시 등 같은 궤적을 걸어오는 등 그 누구보다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유재석 부의장은 지난 1월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위해 정읍·고창 선거구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황치연 전 헌법연구관과 최용운 전 기자, 정후영 목사, 안제륭 대표 역시 공식 출마회견을 갖지는 않았지만 지역구를 돌며 물밑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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