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지역자원시설세에 대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고창의 지원 여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핵발전소가 발전량 1킬로와트시당 1원씩 납부하는 지역자원시설세는 한빛원전의 경우 2022년 기준 345억원 규모다. 소재지에 부과되는 지역자원시설세는 소재지 광역지자체인 전남도에 345억원이 납부돼, 그 중 65퍼센트인 224억원이 소재지 기초지자체인 영광군에 배분된다. 전남도는 나머지 35퍼센트 전부를 전남도가 사용해도 되지만, 그 일부를 전남에 있는 영광군을 제외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등(장성·함평·무안·신안)에도 일부 배분해 왔다.
하지만 비상계획구역인 전북도나 고창·부안군은 원전 소재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전국에 있는 원전 소재지가 아니면서 비상계획구역에 속해 있는 광역·기초 지자체들은 지역구 의원과 함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월1일 그 결실을 맺었다. 지방재정법 개정안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실제로는 눈속임에 가까웠다. 기존 국회의원들이 제시한 개정안을 보면, 그 전제로 1킬로와트시당 1.5원으로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즉 세수가 늘어나야 기존 지자체들이 손해 없이 새로운 지자체에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개정안이 논의된 23년 12월20일자 국회 행안위 회의록을 보면, 강병원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은 “의원들의 개정안들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아니하기로 하고, 이를 통합 조정한 대안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원전 지역자원시설세의 20퍼센트 이하의 범위에서 해당 발전소가 소재하지 않으나 비상계획구역을 관할하는 기초지자체도 배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소재지 광역지자체가 15퍼센트, 소재지 기초지자체가 65퍼센트, 소재지 광역지자체 내 비상계획구역 기초지자체에 20퍼센트가 배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남도 15퍼센트, 영광군 65퍼센트, 장성·함평·무안군 20퍼센트가 배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개정안의 경우 전북도·고창군·부안군의 지역자역시설세는 한 푼도 배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형평성이 어긋나므로, 국회 행안위는 “행정안전부는 비상계획구역을 관할함에도 원전이 소재하지 않은 광역지자체에 속하여, 개정안에 따른 조정교부금(지역자원시설세)을 받지 못하는 기초지자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정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고 적시했다. 즉 고창·부안군이 이에 해당한다.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예를 들어 전북의 경우 2개 군이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돼 있는데도, (지원이 없는 것은) 굉장히 아주 비합리적인 것이다. 비상계획구역 안에 들어가 있는데, 도가 다르다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이것은 행안부나 기재부에서 워낙 반대가 심해서, 법안심사에서 통과가 잘 안 된 것 같은데, 장관이 특별한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이게 실제로 크게 예산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특별교부금이나 교부세 같은 것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보통교부세는 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 특별교부세가 있지만, 다만 특별교부세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 그것을 포함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정 당국하고 적극적으로 협의를 하고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윤준병 국회의원은 5월21일 “행안부에서 지원하기로 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액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최대한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창군 등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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