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립국악단은 최근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정읍시와 노조(민주노총 산하)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읍시장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국악단의 불안정한 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근무시간, 평가방식, 임금협상 등 양측의 입장차가 커, 지난해 9월 1차 교섭을 시작으로 모두 다섯 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전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조정안이 나오지 않고 절차가 종료되면서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노조는 정읍시에 2월6일 교섭 재개를 요청한 상황이다.
국악단 노조는 지난 1월14일 정읍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정읍시가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단원들에게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며 노동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같은 날 오후, 정읍시 측은 이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의 주장을 부인하고 시의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시장은 “공연 본 시민들한테 몇 점인가 다 점수를 매길 수는 없다.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4시간 근무하고, 나머지 4시간은 무엇을 했는가. (나머지 4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되니까 근무일지를 써야 된다. 나머지 4시간 휴식권 주라고 하면 봉급을 4시간만 받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근무시간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에 따라 국악단의 정규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는 국악단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유연근무제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시간 이후의 활동은 단원들의 재량에 맡겨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읍시는 정규근무시간 이후인 오후 3시부터 6시까지의 시간을 대체근무시간으로 간주하며, 이 시간 동안의 활동에 대한 근무일지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원들의 복무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단체협약 위반이 아니며, 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 평가방식
기존 단체협약에 따르면, 단원들의 역량평가는 매년 12월 공연작을 통해 이뤄지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정읍시는 단원들의 기량 향상과 체계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 실기평가와 근무평가를 도입하고, 그 결과에 따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이러한 실기 평가 도입이 단체협약 위반이며, 단원들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공연에서 정읍시가 별도로 16명의 심사위원을 동원하여 단원들을 평가했으며, 이는 기존 단체협약과 다른 방식이므로 단체협약 위반 및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임금협상
노동조합은 단원들이 업무나 복지, 근속 관련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근속 19년째인 단원의 연봉이 9급 공채로 들어와 19년째를 맞이한 지방직 공무원보다 약 1500만원 적다고 주장한다.
정읍시는 입사 22년차 7급 공무원 기준으로 단원과 임금을 비교했을 때, 성과 상여금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 단원 임금이 적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