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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이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를 기리며 마련한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시상식이 오는 3월25일 열린다. 올해 대상 수상작으로는 이수정 작가의 장편소설 ‘단역배우 김순효 씨’가 선정됐다.
신재효가 판소리를 창작하고 연구했던 공간이 바로 고창이라는 점에서, 이곳이 문학적 영감을 주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확장해나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고창군은 이번 수상작이 지역성과 문학적 완성도 모두를 충족시키는 작품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단역배우 김순효 씨’는 고창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사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며 인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장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김양호·김홍정·손홍규·박영진·정지아)의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은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열리며, 문학계 인사와 지역 주민, 학생 등 약 3백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개회식과 시상식, 수상자 소감 발표가 진행되며, 2부에서는 수상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또한, 수상작의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도 함께 열릴 예정이며, 수상작의 상금은 5천만원이며 다산북스를 통해 3월14일 출간됐다.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끄는 공간으로”
대상작으로 선정된 ‘단역배우 김순효 씨’는 주인공과 어머니가 고창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가족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어머니는 단역배우로 활동하며 다큐멘터리 촬영에 참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풀어놓는다. 그녀의 과거가 드러날수록, 주인공 역시 자신이 몰랐던 가족의 역사를 알게 되고, 관계를 재정립하게 된다.
이수정 작가는 현재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며, 202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신인 소설가로,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대상, 2023년 디아스포라 신인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역배우 김순효 씨’는 이와 같이 활발히 작품활동을 이어온 이수정의 첫 장편소설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능숙하고 노련하게 직조된 서사와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를 담고 있다.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세밀한 문장들은 책을 읽는 내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심사위원단은 “단순히 가족사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기록, 말과 침묵이 교차하는 독창적인 구성”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고창이라는 지역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이 이야기를 발견하는 장소로 작용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고창이라는 공간을 아름답고 신비로운 비밀을 지닌 공간으로 세공하여, 우리 시대 독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문학상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장하다
고창군은 신재효문학상을 통해 지역의 문학적 정체성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2021년 제1회를 시작으로 △‘금파’(김해숙), △‘염부’(박이선), △‘조선사람 히라야마 히데오’(이준호) 등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고창이 신재효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판소리의 중심지였던 만큼, 현대 문학에서도 ‘이야기를 담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고창군은 동리 신재효의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고, 고창이 문학적 영감을 주는 지역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홍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문학상의 운영을 넘어, 고창이 가진 고유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재효문학상을 비롯해 지역의 예술·문화 자원을 연계한 사업들을 꾸준히 추진하며, 고창의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발전시키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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