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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9일 정읍에서 열린 ‘동학마라톤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과 의료진, 그리고 또 다른 참가자의 빠른 대처 덕분에 그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위급한 순간에 빛난 공동 대응이 극적인 구조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심정지, 긴박했던 순간
이날 오전 10시 8분, 정읍시청소년수련관 앞 도로에서 마라톤을 뛰던 50대 참가자 A씨(57)가 급작스럽게 쓰러졌다. 당시 도로를 통제하며 교통정리를 하던 정읍경찰서 상동지구대 박현호 순경은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불과 경찰 배치 8개월 차의 신입 순경이었지만, 그는 지체없이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주변에서 ‘어떡하냐’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는데, 한 참가자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당황했지만 조치가 늦어지면 후유증이 남을 것 같아 바로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 순경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박 순경이 가슴 압박을 이어가는 동안, 대회에 배치된 간호사 이지민 씨도 신속히 합류해 심폐소생술을 도왔다. 시민들은 119에 신고하며 신속한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A씨의 호흡은 불규칙했고, 의식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때, 대회에 참가한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군의관 장윤수 대위가 상황을 목격하고 즉시 달려왔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도 A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장 대위는 의사 신분을 밝히고 현장에 투입되었다. 그는 곧바로 기도 확보를 위해 아이젤(기관 내 삽관 기구)을 사용하고, 자동제세동기(AED)를 작동시켜 A씨의 심장을 살려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 기적처럼 A씨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간호사, 군의관, 소방대원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1시간 거리의 전북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혹시 모를 응급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장 대위도 구급차에 동승했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 A씨는 점차 의식을 되찾기 시작했다. 결승점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A씨의 아내는 구급대원의 “남편이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할 수 있었다.
구조에 나섰던 장 대위는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회복하는 걸 보고 안도했습니다. 경찰, 간호사, 소방대원, 시민들까지 모두가 힘을 모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 순경 역시 “정읍 시민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설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이번 구조는 경찰과 의료진, 시민들이 힘을 모아 생명을 살린 극적인 순간이었다. 한 사람의 신속한 판단과 여러 사람의 협력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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