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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소각장 공론화, 합의 이후가 중요하다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2일(월)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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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합의와 이후의 갈등

고창군 생활폐기물 소각장건설과 관련한 민·관 갈등은 20193월부터 출근시간에 맞추어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된 시위와 5차례의 대중집회를 거친 뒤, 20197월 공론화를 통한 해법 모색에 합의한다. 이후 2개월에 걸쳐 공론화 학습 등 사전준비 작업을 하고, 2019102일부터 소각장 공사를 중단하고 본 공론화를 시작하여, 202022일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이후 코로나로 합의문 발표가 연기되어, 202061일에야 비로소 합의서 발표와 군수의 합의안 수용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공론화는 만장일치제여서, 작은 사안조차 합의가 쉽지 않았다. 주변지역 대표가 원해도, 고창군이 반대하면 합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종 합의는 모두가 만족하는 안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가 최악을 피해서 차선을 선택한 결과다. 그렇다보니 합의에 대한 반발은 모든 합의주체 내부에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소각장 반경 2km(킬로미터) 이내의 주변마을 일부 주민은 소각장을 수용한 공론화 대표에게 거수기 노릇을 했다고 비판했고, 반경 2km 바깥의 아산면민 일부는, 사는 곳은 반경 2km 바깥이지만 농사는 반경 2km 이내에서 짓는 경우도 있어, 자신들도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군청이나 군의회 역시 호의적인 것만은 아닌 것을 보면 내부비판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공론화는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피한 선택이고, 그만큼 내부의 반발은 피할 수 없었다.

이번 합의는 반경 2km 이내의 주변마을 주민의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여년동안 고창군은 같은 장소에서 고창군 생활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면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 17조에 의한 지자체장의 결정·고시도 없이 환경상 영향을 받는 지역을 폐촉법의 취지와 달리 아산면 전체로 확장하여 운영함으로써, 위법의 소지를 키웠다. 주변마을 주민은 오랫동안 이런 불이익이 있었음에도, 앞으로 소각장 운영에는 폐촉법에 의한 통상적인 지원을 전제로, 과거를 문제 삼지 않기로 양보함으로써 이해당사자간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이런 주변마을의 결정적인 양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듯하다. 또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 주민 사이에 불만이 표출되다보니 공론화 결과를 뒤흔드는 언급이 여러 차례 이어졌고, 이에 격분한 아산면소각장반대대책위집행위원 한 분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되는 일도 생겼다. 이런 탓에 소각장 반대 주민들은 합의 후 불편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가족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할 수는 없지만, 짐을 함께 나누는 마음에서 농성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작은 변수만 생겨도 큰 사건으로 커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어느 때보다 서로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창군은 편파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며, 합의서를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그래서 합의 이후가 더 중요하다

공론화는 각 주체가 차선, 과장되게 표현하면 차악을 선택한 결과다. 서로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를 지키는 것이 그나마 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그리고 공론화의 합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머리 맞대고 구체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쓰레기의 감량과 자원순환을 위한 제대로 된 고창군의 정책 수립 그리고 이를 실천할 계획과 함께 교육과 실천행동 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 첫발이 <자원순환 기본조례>의 제정이다. 현재 고창군 환경시설사업소에서는 초안을 검토 중이지만, 자원순환의 취지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실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례를 만드는 과정도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창군이 조례 제정을 위한 군민토론회등을 개최하여 실천 의지를 주민들에게 천명하고, 주민과의 신뢰감을 키우는 것이 실천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과제들이 산적하여 앞으로 고창군이 준비할 것은 많다. <고창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례>의 개정, 이를 기초로 한 군수의 결정·고시, 소각장 운영협약서 작성, ‘고창군 자원순환정책실천협의회의 구성과 자원순환실천마을등 쓰레기 축소와 분리배출의 실천 계획, 이를 위한 주민과 리더교육 등 만만치 않은 일들이 그것이다.

소각장의 직영 문제만 하더라도 고창군의 운영이 단순한 직영에 머물지 않고, 적정 인원을 유지하여 다양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소각기술과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관리와 인센티브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모든 일을 고창군이 주도하고, 주민을 방관자로 삼는다면 공론화 합의는 물거품이 될 것이고, 당연히 사업도 실패할 것이다.

아산을 끝으로 고창에서는 쓰레기 문제로 눈물을 흘리는 고창군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편집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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