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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치분권 2.0시대와 주민자치회 활성화 방안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년 11월 05일(금)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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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경(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정읍 수성동)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읍··동 단위 주민대표 기구인 주민자치회가 2013년에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는 주민자치위원회로 운영되었다. 정읍시는 올해 9월부터 수성동과 내장상동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여 시범운영하고 있다. 2023년까지 정읍시의 읍··동에 단계적으로 주민자치회 전환을 마칠 계획이다.

주민자치회와 주민자치위원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주민자치위원회는 제도적인 위상부터 낮았다. 법 규정에 의한 것도 아니며, 그 마저도 주민자치위원회를 규정하는 제도가 아니라 주민자치센터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속에 주민자치위원회가 있다. 즉 주민자치위원회의 주체는 읍··동장인 것이다. 실질적인 권한은 거의 없고 심의자문을 위한 기구이다. 협치가 아닌 협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제도인 것이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직접 지역의 의제와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며, 예산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구다.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보다 권한과 대표성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정책결정과 집행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동장이 위촉했던 것과 달리 지방자치 교육을 6시간 이수 후 시장이 위촉한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서, 주민자치회 활성화에 대한 네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각 분과위원회에 상가연합회나 자율방범대, 문화단체,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 내 협의체의 임원이 필히 포함되어야 한다. 주민자치회는 반드시 분과위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달리 분과위에 일반주민들도 참여가능할 수 있어, 이들의 공식적 참여는 좀 더 현실적이며, 다양한 지역의 의제나 현안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주민총회에 의제를 상정하려면 매년 자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의결하면 주민총회에서 주민들의 숙의와 공론 과정을 거쳐 투표로 결정된 자치계획이 효력을 발생한다. 그래서 주민자치회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치계획수립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 분과위의 활동은 바로 주민자치회의 활성화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

둘째, 주민자치회 인적구성에 대한 부분이다. 주민자치회에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성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20~30대는 저조한 구성율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만 18세 이상의 6시간 교육 수료자이면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청소년 대표도 구성원에 포함돼야 한다. 누구의 시각이나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안도 문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주민을 대표하는 단체는 다양한 연령대의 위원들로 구성하는 것은 필수다.

셋째,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여가활용 프로그램과 더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시사적인 학습 프로그램도 절실하다. 주민총회를 연 1회 이상 개최해야 하며, 지역주민들의 기대와 관심 그리고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는 물론 주민총회의 활성화까지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분류체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시민 책무성이나 시민 리더역량, 시민 참여 활동 등에 관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극히 미비하다. 현재는 대부분 생활체육이나 문화예술 분야로 편중되어 문제점이 있다.

넷째, 주민자치위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직장에서의 배려가 필요하다.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위촉되었다고 하더라도 직장인들은 활동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면서까지 활동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민자치위원에게 휴가제와 같은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주민자치회 임원진 몇 사람의 활동으로 명맥만 유지되는 형식적인 공론위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의제 발굴과 사업시행, 평가와 함께 효과적인 환류까지 이어지려면 많은 시간들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읍시의 수성동과 내장상동 주민자치회는 이제 주민의 문화·복지·편익 증진과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2.0시대, 주민자치회가 활성화되어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 나갈 것을 기대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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