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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저수지를 그냥 내버려 두시지요
이대종 기자 / 입력 : 2010년 11월 19일(금) 11:2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대종
고창농민회 사무국장

 저희 동네 앞에 오래된 저수지가 있습니다. 일제 식민 초기 건설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귀 꽤나 기울여야 우리 할아버지 세대의 피땀과 나라 잃은 설움을 겨우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그런 저수지입니다. 이 저수지의 물은 고창, 정읍, 부안, 김제 벌판을 적시고 동진강으로 스며들어 바다에 도달합니다. 

 저수지 부근의 습지는 논으로 정비되어 꽤 큰 규모의 들판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저수지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뿐인가요? 한여름 타는 대지를 적셔 곡물을 키운 저수지는 겨울이면 온갖 철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가창오리 등의 천연기념물, 그리고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새들이 월동을 하거나 나그네새로 쉬어갑니다.

 특히 국내 몇 안 되는 가창오리의 월동지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의 생존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가창오리의 절대다수인 95%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데 그 중에서도 동림저수지는 손꼽히는 월동지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진 군무를 선보이는 곳이 다름 아닌 이 저수지라고 하니, 이 저수지는 세계적인 명소인 셈입니다.

 고창 사람 치고 흥덕과 성내 어간에 있는 동림저수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저수지를 개발한다고 하네요. 발단은 가창오리였을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창오리를 보기 위한 탐조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탐조인들의 발길이 잦아지자 철새 조망대를 세우네, 주차장을 만드네 하는 논의들이 시작되며 개발이 언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덩치를 불려 골프장과 수상 레포츠 등 대규모 위락시설 건설로 귀결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고창군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흥덕과 성내면 저수지 주변에 27홀짜리 골프장을 비롯하여 전원주택단지, 수상레포츠 시설 등 대규모 리조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연면적 169ha라고 하니 50만 7천평, 2천5백마지기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입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공사와 고창군청간에 무슨 양해각선인가를 체결했다는 겁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개발계획에는 그 동안 저수지를 터 잡아 쉬어가던 새들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대를 이어가며 저수지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조차 없습니다. 사람이고 새고 다 내쫓고 뭉개어 돈 많은 외지 부자들에게 팔아넘기겠다는, 돈과 폭력만이 남았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설 자리는 저수지 인근의 논과 밭입니다. 대부분 농어촌공사 소유지를 농민들이 임대하여 농사짓는 곳입니다.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설 곳은 흥덕 쪽 소나무 숲으로 대부분 보안림으로 지정된 사유지입니다. 아마도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겁니다. 수상레포츠를 말합니다만 동림저수지 수질이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적당한 곳은 아닙니다.

 종합해보면 실제로 추진될 만한 사업은 농어촌공사 소유로 되어 있는 농지를 밀어버리고 건설할 골프장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우리 농민들은 영농보상비 몇 푼 받고 자기가 경작하던 땅에서 쫓겨나게 되겠지요. 사람도 쫓겨나는 판에 그깟 천연기념물, 가창오리들 갈 곳 없어지는 것쯤이야 대수가 아니겠지요. 사람이 먹는 물도 아닌데 농사지을 정도면 되었지 좀 오염된다 한들 어떻겠습니까? 또 골프장 농약 뿌려대면 얼마나 뿌려대겠습니까? 골프장 농약 때문에 사람 죽었다는 소리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단지 우리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이고 우리가 잘 보존하고 간직해서 우리 후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땅이라는 겁니다. 조상들에게 지을 죄는 어찌할 것이며, 우리 후대들에게는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 거란 말입니까? 그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해집니다.
아무래도 싸워야 하겠습니다.

이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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