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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물과 천북동의 골목길을 살려주세요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12월 13일(화)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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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열
(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얼마 전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일대의 ‘백사마을’ 개발계획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기존의 서울시 도시개발은 판자촌들을 깨끗하게(?) 밀어버리고, 그곳에 아파트를 만드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을 개발하는데 있어 달동네의 추억과 문화를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지역을 문화와 관광 지역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이러한 달동네 보존 개발은 서울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에서 안전에 문제가 있는 집은 원형을 살려 새로 짓고, 쓸 만 한 집은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한다. 즉, 서울시는 골목길의 폭과 주택 층수는 그대로 둔 상태로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도시개발계획을 세웠다.


조선시대 고창읍의 중심 동산물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고창읍은 고창읍성을 중심으로 한 중거리이자 안거리라 불리던 중앙동과 상거리에 해당하는 동촌과 동산동으로 이뤄졌다.

특히 상거리인 동산동은 고창읍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마을이다. 동산동은 조선 초기 학소대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마을의 촌로에게 “얼마 지나면 동쪽에 산이 옮겨 진 듯 싶으니, 마을 이름을 동산(動山)이라 부르라”고 일러 놓고 갔다고 한다. 그런데 몇 해가 지나가게 됨에 따라 고창읍성 축조의 대역사가 이루어져 과연 동쪽에 성이 새로 축성되었다. 그래서 동산동은 사람의 힘에 의해 인조동산이 생겼다 하여, 움직일 동(動)자와 뫼 산(山)을 따서 동산촌으로 불렀다고 한다. 뒷날 동쪽에 생긴 산이라 하여 동산물, 동부리(東部里)로 부르게 되었다.

또 다른 지명 유래로는 오방(五方) 중에 서방(瑞方: 상서로운 방향)이 되는 쪽이 동쪽이라 하여 고창의 동쪽마을을 뜻해 동산물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을 조정할 때, 지금의 동산동은 읍내리 제1구였으며, 동촌과 모양동 일대는 읍내리 제2구였다. 천북동은 본래 천남면(川南面)의 동산물에 속해 있었던 강변 땅이어서 조선 중기까지도 인가가 없었다. 조선 후기 치수사업이 잘 되어 인구가 늘고 냇가에 제방이 쌓이니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천북동에 있는 당산이 상거리당산으로 수구막이었다.


살아 숨쉬는 역사와 문화의 공간 골목을 꿈꾸며
고창읍 역사의 중심지 동산물이 고창군의 고창읍성 주변 정비계획에 따라 4차선과 각종 도로로 옛 모습을 점점 잃고 있다. 동산물은 고창읍성 앞의 주차장 진입로를 개설하면서 많은 구가옥들과 흙 담장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빈 공터는 잡풀만 무성한 지역이 되었고,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다.

필자는 지난 5월 동산물과 천북동 일대 골목을 다니며 이 마을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고, 그 골목의 사진을 찍었다. 동산물의 아름다움은 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골목과 담장이었다. 특히 흙과 돌, 기와 등으로 만들어진 담장, 그리고 이 담장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조화는 절로 감탄이 나왔다. 고창에 이렇게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지 몰랐다. 또한 집들은 어떤가? 작게는 3칸부터 많게는 6~7칸의 전통적인 주택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옛 조선시대부터 걸었던 골목길은 일제강점기까지 크게 변화가 없었다. 이곳 마을사람들은 평상시에는 천북동과 동산물 일대의 골목길을 따라 자유롭게 동부시장이나 서부시장을 다녔으며, 중앙동에 매일시장이 생기자 그곳으로 시장을 보러 다녔다. 비가 많이 와 비가 오면 고창읍성 가까이 있는 옛길을 따라 시장을 오갔던 것이다. 이러한 마을의 골목길은 아이들에게 숨바꼭질이나 자치기, 구슬치기 등을 하면서 놀았던 공간이었다.

고창군은 고창읍의 도시정비와 관광이라는 이유로 구도심의 골목길을 거의 없애고 직선의 각종 도로를 개설하였다. 고창읍내 사람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골목다운 골목길은 고창읍내 어디에도 사라지고 없어져 가고 있다.

고창사람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에게 있어 골목길은 단순한 길의 개념이 아니다. 골목길은 추억과 낭만, 슬픔을 모두 안고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의 안식처였다. 도시를 개발하는 사람에게 있어 골목길은 그저 차가 다닐 수 없는 좁고 더러운 공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20세기말 세계적인 환경과 개발의 핵심 키워드는 지속가능이다. 지속가능한 문화의 다양성 개념은 단순한 경제적인 성장이 아닌, 보다 만족스러운 지적, 감정적, 윤리적, 정신적인 삶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의 근원이다. 문화로서의 골목은 직선보다는 곡선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의 심미적 요소를 강조한 것이다.

고창사람들에게 있어 동산물의 골목은 단절이 아닌 연속과 지속의 미학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고창군은 동산물과 천북동 일대의 골목길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하고, 그 토대를 중심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고창 토담의 미(美)를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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