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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 당산은 남쪽의 나쁜 기운(왜구) 누르기 위한 것
오거리당산 톺아보기④~ 중거리당산의 입지와 기능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07일(월) 13:21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매년 정월대보름에 진행하던 오거리당산제가 올해(2월 17일)는 구제역과 조류독감 때문에 축소된 당산제 형태로 치러졌다. 고창읍에 거주하는 이병열 박사(지리학)에게 의뢰해 오거리당산의 유래, 특징 등을 연속기획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중거리 당산은 남쪽의 왜구 침입과 관련

중거리(中巨里)는 지금의 중앙동과 안거리 일대로 광복 후 서부리에 속하다가 중앙동으로 개칭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백제 때 모양성이 축조된 이후 자연발생적으로 저자거리가 형성되어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조선조 초인 세종말기에 고창읍성이 축조되기 시작하면서 고창고을의 터로 안착되었다. 일제 때는 읍내리의 제4구와 5구로 중심상가를 이루었다. 해방 후 읍내리 서부로 불리다가 1950년대 중반 중앙동으로 분리되었다.

이곳에는 할아버지당과 할머니 당산이 남아 있다. 지금의 중앙동인 고창읍의 안거리입구에 있는 당산을 말한다. 이곳이 고창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고창읍 최초의 근대적 도로가 고창남초에서 중거리 당산을 지나 중앙동 사거리까지 개설되었다. 중거리 당산은 고창읍의 좌청룡이 발달한 기맥이 고창읍성을 이루고, 고창읍성의 좌청룡이 다시 뻗은 곳의 말단에 위치해 있다. 중거리 당산은 고창의 남쪽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쪽의 왜구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조선중기 일본의 전국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조선침략 이후 더욱 남쪽의 나쁜 기운을 막아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화강석주인 할아버지 당산. 갓은 사각이고 각각의 면은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다.

중거리는 호랑이 앞의 어미 개 형국
또한 중거리 당산은 고창의 비보풍수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중거리인 중앙동의 풍수형국은 개밥그릇이다. 동리 신재효 고택은 호랑이[臥虎形] 앞에 있는 개꼬리형(구미형, 狗尾形)의 자리다. 북촌인 교촌리의 고창고등학교의 교사가 호랑이 주둥아리이고, 동리의 집이 개꼬리 형이기 때문에 천석걸이를 하였다고 한다. 구미형은 어미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는 형국으로, 자손 번성의 의미가 있는 풍수형국이다. 이를 호전구미형(虎前狗尾形)으로 부른다. 동리의 집터는 어미개가 한가로이 새끼들을 키우는 형국이다. 이 형국에는 개들이 먹고 살아갈 개밥그릇이 필요한데, 그 개밥그릇이 중앙동의 중거리 당산이라 할 수 있다.
즉, 고창읍 중거리는 성산의 비스듬히 누워 있는 호랑이 형국, 그리고 호랑이 앞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강아지에게 젖을 물리며 누워있는 평화스러운 어미 개 형국이다. 이렇게 고창 읍내는 남과 북을 풍수적으로 비보하고자 형국의 상생 논리를 적절하게 적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지명비보(地名裨補, 이름을 통해 비보효과를 얻고자하는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비보형태)는 억센 터의 지세를 눌러[鎭壓] 주거나 형국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중거리 당산은 상거리, 하거리, 중리(=중앙) 당산과는 달리 지명비보풍수로서의 기능과 역할도 있었다.


   
자연석인 할머니 당산.  할아버지 당산으로부터 정남 40m거리에 있다.
마지막 당산제의 제의를 결정하는 동기는?
현재 중거리 당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부부당산이 남아 있다. 예전에는 아들 당산과 며느리 당산은 당목이었고, 할아버지 당산인 석간, 할머니 당산인 자연석 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할아버지당인 367cm 높이의 화강석간으로 삿갓모양의 개석(蓋石)이 씌워 있는 갓당산이 남아 있으며, 할머니 당산은 할아버지 당산에서 정남으로 40m정도 떨어진 작은 슈퍼마켓의 골목에 있다. 아들 당산은 할머니 당산에서 더 안쪽으로 고창의 초대 군수였던 오의균의 집 앞에 있었다고 한다. 며느리 당산도 이 부근에 있었다고 전한다.

할아버지 당산의 서쪽 면에는 ‘千年頑骨屹然鎭南’, ‘嘉慶8年癸亥3月日’의 명문이 음각되어 있다. 이는 영원무궁토록 굳건히 위엄스레 우뚝 솟아 남쪽의 나쁜 기운을 눌러주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당간을 만든 시기는 1790년 대홍수로 인해 어명에 따라 1803년에 완성된 하거리와 중리(=중앙) 당산과 같다. 다만 하거리와 중거리가 중리(=중앙) 보다 1개월 늦은 3월에 완성되었다.

중거리 당산제는 다른 당산제를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정월보름날 밤에 오방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나와서 지냈다. 이처럼 당산제를 맨 끝 날인 정월대보름날밤에 지내는 까닭은 고창읍의 남쪽 좌청룡이 허하고, 또한 가장 경계해야 할 방위가 왜구의 침략을 우심(憂心)한 남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진압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전략적인 의미를 담아 오방의 중방을 비껴 중거리 당산제에서 고을 주민들의 단합을 기도하는 뜻을 새겨오고 있는 것이다.

당산 입석의 면은 정남과 정북을 향해 세워져 있으며, 입석의 삿갓은 입석의 면과 평행되게 올려놓았다. 오거리당산제의 마지막 제는 언급한 바와 같이 중거리에서 지냈다. 이는 제를 지내는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시대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천했음을 의미한다. 오방의 중심이기 때문에 ‘중리(=중앙) 당산제가 중심이다’, ‘아니다’의 논리는 절대성의 논리가 아니다. 고창의 오거리당산제의 ‘마지막 제를 어디에서 지낼 것인가’하는 문제는 이 나라와 고창고을의 안위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마지막 제를 어디에서 지낼 것인가에 대한 결정의 동기는 국민 또는 고창사람들의 우심(憂心)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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