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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맺어진 가족
초등학생 둘 입양, 사랑으로 키우는 신승훈 氏 부부
유형규 기자 / 입력 : 2010년 03월 04일(목)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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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입양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는 가정에서 어린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사춘기를 지나거나 혹은 성인이 되어서 어긋날 수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신승훈 씨 부부는 9살, 7살의 사내아이들을 입양해 키운 시간이 3년, 2년이다. 신 씨는 서울에서 양계식육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IMF로 경제상황이 어려웠던 시절 많은 업체들이 부도가 나고, 사업에 위기가 오던 시절에도 잘 버텨오던 신 씨는 1998년 고창으로 전입해 왔다. 전입 당시 ‘양로원, 고아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신림 가평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을 때만 해도 땅도 있고, 건축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할 수 있는 포클레인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조류독감으로 업체들이 판매난에 허덕이면서 수금도 되지 않았고, 가족들 생계도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다. 신 씨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 신앙생활에 몰두했다고 한다. 신앙생활을 하던 중 교회 담이 무너진 것을 보고, 포클레인을 이용해 교회 담을 복구해 주기로 했고, 마을 주변의 논밭에 둑을 세우는 것도 도와주다 중장비 업을 하는 사람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유정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아내 덕에 신 씨는 목사 ‘안수’를 받았고 어려운 생활이지만 행복하게 꾸려가고 있다. 아직까지도 신 씨는 컨테이너 건물에서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입양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농가주택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도 함께 전한다. 사실, 지금 두 아이를 처음 입양한 것은 아니다. 신 씨 부부는 딸을 낳아 기르고 있었고, 중간에 아들을 입양한 적이 있었으나, 호적에는 올리지 않았었다. 아들이 성장하면서 성도 다른 아들이라는 주변의 시선에 21살 때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다. 그래서 지금의 두 아이들은 입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호적에 올리는 일이었다. ‘입양을 할 때 딸, 그리고 갓난아이를 선택하는 경우와는 다르다’는 질문에 신 씨는 “고아원에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찾아갔더니 ‘아이를 선택하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부모가 가장 필요한 애를 보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신 씨는 “부모가 아이를 낳을 때 어떤 아이를 낳겠다고 선택하지 않는다”며 ‘선택하라’는 이야기에 낯설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또, 신 씨는 “부모가 필요한 애를 보내달라고 했던 것은 ‘채워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고아원에 있을 때는 남선생님이 없어서인지 ‘아버지’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이 처음에는 화장실도 따라다니더라”고 이야기한다. 신 씨 부부는 고아원의 입장에서는 모범 사례라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 아닌 경우 파양이 많은데, 아이들과 부모가 가족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성공한 케이스다고 이야기하더라”며 “아이들에게 ‘매’가 다가 아니라 안아주는 ‘스킨십’이 중요하더라”며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입양은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라는 질문에는 “딸애는 초등학교만 마치고, 중·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마쳤다”며 “딸아이는 도서관을 많이 갔을 뿐 학원 같은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그런 딸이 있었기에 입양에 경제적 여력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부모 능력이 좋으면 더 해줄 수 있겠지만, 안되면 스스로 하면 되는 것이다”고 덧붙인다. “아이들에게 낳아준 부모님이 너희를 버린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잘 돌봐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는 신 씨는 두 아들의 자랑을 하며 너털웃음을 보인다. 자식 생각에 흐뭇해하는 여느 아버지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했던 사랑을 주고 있다. ‘부모가 가진 것이 없어서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부모가 다른 사람들은 줄 수 없는 큰 사랑을 준다는 것을 알기에 이들 가족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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