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이란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뜻한다. 여럿이 부르지만, 조화를 이루어 나오는 목소리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모양합창단’은 ‘노래하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아래턱에 힘이 들어가면 소리가 잘립니다. 조금 바보스럽게 턱에 힘을 빼야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옵니다”라며 입을 벌리는 김성배 지휘자의 설명에 모양합창단 단원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자연스러운 설명과 소리, 모습. 합창단원들은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지휘자님은 소리를 들려줘 이해를 높인다”고 한다. 이런 자연스러운 설명과 부드러운 분위기, 오고가는 자 연스러운 농담들 사이에 묻어나는 화기애애함이 지금의 모양합창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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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5명의 회원들 중 30명이 넘는 높은 출석률을 자랑하지만 김성배 지휘자가 모양합창단의 지휘자로 오기 전에는 존폐를 논의해야 할 정도로 적은 인원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 때 당시 모양여성합창단은 여성회관에 자리하고 있었고, 혼성도 아니었다. 더구나, 지휘자가 바뀌면 발성법도 다르기 때문에 합창단마다 따로 발성교육도 따른다. 발성법도 오디션을 통해 단원이 모집된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단원들 역시 적응하는 데도 힘겨운 부분이다. 지휘자의 세세하고 재미있는 설명이 따르는 것은 이런 어려움을 딛고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게 된 디딤돌이 아닐까. 김 지휘자가 모양합창단을 맡고, 영광 한수원과 군의 지원으로 문화의 전당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회원들의 활동에 통일된 복장, 연습실 자재구비 등을 할 수 있는 예산지원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대에 설 마음에 준비가 다져진다고 할까. 모양합창단은 과거 시립합창단이 생기기 전의 과정을 보이고 있다. 20여년 전에는 오디션을 통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했고, 이들을 상임단원화 하면서 공무원에 준한 대우를 받게 됐고, 상임단원들로 구성된 시립합창단이 구성되었다. 모양합창단 역시 오디션을 통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고, 상임단원은 아니지만 군과 한수원의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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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이고 체계화된 더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겠지만, 군립합창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된 것이다. 2009년 12월 도대회에서 4위, 군단위로는 1위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군립합창단의 신설은 시립단들이 합창단, 교향악단, 국악단, 시립극단의 순서로 규모가 팽창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고창 지역은 전라북도에선 외진 곳이다. 교육 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은 타 시·군에 비해서도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문화자원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특히, 합창단에 함께 할 주 연주자가 타지역에서 다니고 있다. 타지역에서 다니고 있다는 것은 ‘연습시간의 제한’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문화의전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 역시도 정해져 있어, 직장인들이 퇴근 후 모여 연습하는 모양합창단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모양합창단원들은 연습과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함은 물론, 행복원과 요웰원 등을 찾아다니며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습이 있는 날만 되면, 노래를 함께하는 기대에 하루가 행복하다”는 단원들의 말은 모양합창단이 보다 번창하길 기대하게 만든다.
김성배 지휘자
전주시립합창단의 상임단원, 호남오페라, 전북오페라 등에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성배 지휘자는 영선중 교사로 고창에 오면서 시간과 거리상의 문제로 활동에 제약이 따랐다. 그는 대신 고창에서 무엇인가 도움이 될 것을 찾고 있었다. 마침, 모양합창단의 지휘자 제안이 이어졌고, 참여하게 된 지 3년차다. 김 지휘자는 “단원들에게 노래의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모양합창단을 인계받을 때, 얼마 되지 않는 단원들과 함께 지금을 만든 마음가짐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단원들이 즐겁게 노래할 수 있도록 곡을 선정하고, 대회 등에 참여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해 왔다”는 말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런 김 지휘자의 마음이 단원들이 또 다른 훈련과 피곤한 하루 일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참여를 하게 된 계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마음가짐은 연습 도중에도 느낄 수 있었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생각이 드는 가수들을 보면 피치(pitch: 음높이)가 높습니다”는 설명이나 “낮은 음으로 갈 때는 입이 작아지면 더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라는 설명은 음악 전공이 아닌 사람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설명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거나, 단원들이 노래에 더욱 열중하게 하기 위해 고심했을 부분이다. “낮 시간에 행사일정이 잡히면 행사 참여 부분도 그렇고, 연주자의 부족 등 어려운 점이 많다”는 설명과 해결책으로 “모양합창단이 군립합창단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는 김 지휘자의 모습에서 열정과 합창단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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