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고창에서 세상이 놀랄 일로 온 동네가 들썩이고 있다.
계약직 여직원인 K양(23세)이 군수와 의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난 6일 전북 지방 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군수가 작년 12월말부터 금년 3월30일까지 4회에 걸쳐 한정된 공간(의장실)으로 불러 누드사진을 찍으라는 제의가 아닌 강요를 해, 말할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급기야 4월26일자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고 관계기관의 홈페이지에 사건의 전말을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불거진 사안이다.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이 누드촬영을 한 사례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어떻게 최말단의 계약직이지만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나이 어린 여직원에게 누드사진 촬영을 제의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의장도 아니고 군수가 말이다.
‘누드사진’이라면 사진예술의 한 분야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체를 촬영한 사진작품은 자칫 저속한 성표현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기성연예인들조차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이고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자극적이고 원색적일 수가 있다.
군수는 800여 공직자를 관리 감독하는 수장으로서 행정력과 정치력에 앞서 수준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은 기본덕목이 되어야 한다.
군수는 6만여 군민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좋은 일, 궂은일을 함께하는 지역의 어른으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업무시간에 최말단 계약직 어린 여직원을 그것도 의장실로 불러놓고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수차례 강요한다는 것은 성희롱을 넘어선 폭력과 협박을 일삼는 것이다.
계약직은 매년초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되는데 군수의 결재가 있어야 된다. 그녀의 재계약은 군수에게 결정권이 있고, 그렇다면 그녀에게 군수는 거대 권력자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 누구라도 딱 잘라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술자리도 아니고, 대의기구의 수장인 의장의 집무실에서, 다른 사람 없는 고창군 최고의 고위직인 군수와 의장만이 있는 자리에서 어린 여성이 느꼈을 모멸감과 수치심을 생각해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우리들의 딸 일수 있고 여동생 일수도 있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군수도 사람인데 잠깐의 실수도 할 수 있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 우리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군수이전의 과거사야 어찌되었건 고위공직자로 등극하는 그 순간부터는 환골탈태하여 모든이의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군수측은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무근의 허위사실이라고 하며, 선거기간이라는 민감한 상황을 악용하여 부당한 편리를 취하려는 제의에 의해 부풀려지고 있고 불순한 배후와 동조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아들이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돼 사법처리를 받았다는 악성 유언비어로 곤혹을 치룬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타도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일축한다.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피해자가 어떤 편리를 취하려 했는지, 불순한 배후와 동조세력은 누구인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2006년 아들사건은, 궁지에 몰린 그가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시 2006년 6월 지방선거시에는 그러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고, 선거가 끝난 2006년 8월말 경, 전북지역 K군의 현직 단체장의 아들인 L씨가 여자친구의 나체사진 등 음란한 장면을 담은 사진을 ‘페티시 코리아’라는 사이트에 게재해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 각 언론매체에 보도돼 잠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금, K양과 그의 가족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K양은 기자회견시 금품요구설의 루머에, 괴로움을 토로하며 말문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참석한 많은 군민들이 함께 울었다.
이제는 공직 선거법으로 고발되어 조사를 받아야하는 범법자로 몰리며 고통받고 있다. 피해상황을 하소연했던 민주당중앙당의 조사도 매우 형식적이었고 사법기관, 언론, 민간단체마저 민감한 선거철이어서인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전북의 여성단체에서 진실을 파악하고 공동대응을 하고 있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만간 조사단을 파견한다하고, KBS 모프로그램 작가도 관심을 보이며 취재일정을 잡아 통보하겠다고 한다.
또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가칭) 민주지킴이회’가 결성돼, 군민의 자존심회복과 정의를 위해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용기있는 K양을 돕자는 취지로 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를 직·간접적으로 돕는다고 하니 모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그들의 행보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떻게 군수가 그럴 수 있을까 믿기지 않는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진실이 아니면 어린여자가 어떻게, 그것도 거대 권력을 갖고 있는 군수를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겠는가”라고들 한다. 모든 진실은 당사자들이 알 것이고 우리 군민도 두 눈을 부릅뜨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름답고 자랑스런 우리의 고창을 한 마리의 물고기가 온 물을 흐려놓는 일어탁수(一漁濁水)의 상황을 만드는 행위는 군민의 이름으로 용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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