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 민사소송 결과, 법원의 ‘조정’으로 선거기간 동안 잠잠했던 ‘성희롱 논란’이(지난 95·96호 기사 참조), 선거가 끝나자마자 K양 부모가 ‘군청 앞 1인 시위’(▶관련 인터뷰 참조)에 나섬으로써, 지역사회 일부에서 ‘설마’ 혹은 ‘쉬쉬’하며 암묵적인 분위기에서 거론됐던 이번 사안이, 지역주민 전체로 공론화되며 더욱 확산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지난 11일(금) ‘군수·군의장, 성희롱 사건의 진실규명과 가해자 규탄대회(이하 규탄대회)’가 진행되는 도중, K양 모친이 ‘삭발’을 단행하며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어,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 지 지역민의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창지킴이회’가 주최한 지난 11일의 규탄대회는, 군청 앞 새로 조성된 주차장에서 오후 2시경에 열렸는데, ‘고창지킴이회’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고, 주변상가와 오가던 주민 100~200명이 길목과 차량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희건 집행위원장(고창지킴이회)의 사회로, 고창지킴이회의 결의문과 K양 모친의 호소문 등이 낭독된 후 삭발식 등의 순서로 1시간 가량 이어졌다.
‘고창지킴이회’는 이 날 결의문을 통해 ‘지역의 존경을 받아야 할 군수·군의장에 의한 이번 성희롱 사건은 고창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K양과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며, ‘이 사건은 비단 한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고창군민의 인권침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창 최고 권력자에 대항해 이 사실을 밝힌 K양의 용기를 격려하고, 군수·군의장 공개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며,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K양 가족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K양 모친은 “우리 가족들의 힘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가해자들의 오만함과 군민을 무시하는 행동에 대항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다시는 저희 딸과 같이 부와 권력에 인권이 무너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라고 군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삭발 직전 “저희 딸은 부끄러워서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군수와 군의장이 공개사과하는 그 날까지, 저는 사과를 받기 위해 온힘을 다할 것입니다. 여자의 머리는 목숨과도 같습니다. (삭발로) 그 의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어떤 말을 떠들더라도 듣지마시고, 저희가 여기서 하는 말이 진실이니 믿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한 뒤, 울먹이며 삭발식을 거행해, 주변이 숙연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 광경을 지켜본 군수와 가까운 A씨는 “얼마 전까지 이강수 군수후보 캠프에서 함께했던 K양 모친이,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삭발)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가슴아프다. 이렇게 되면 이제 어느 쪽도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겠느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고창지킴이회 측의 B씨는 “이번 시위와 집회에 누가 참석하는지, 계속 (군청에) 보고되고 있다. 또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견제와 압력이 들어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달 간 집회 신청을 해 뒀고, 다음 주도 규탄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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