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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장 유점동 전 고창전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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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빠름을 흐르는 물에 비유하듯 숱한 세월의 부침 속에서 애비의 청춘도 황혼이 되어, 뜻 없이 보내버린 시간들은 아쉬움으로 남고 공허와 외로움이 한층 더 하는 것 같구나.
늙은 부모님 때문에 한 순간도 살갑게 대해주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아쉽다만, 겉으로는 어쨌을망정 항상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었고 탈 없이 무사하기를 빌어 왔다 .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정(情)이고 서로를 아우르는 사랑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너의 고조부 두봉장(斗峰長)께서도 중용(中庸)의 도(道)를 말씀하시면서 “모든 사람을 대하는데 모나지 않게 행동하라” 가르쳐 오셨으니 이것이야 말로 서로 아끼고 이해하라는 교훈으로 정(情)과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와 같은 맥락에서 예수의 박애정신과 석가의 자비를 공감하고 존경해 왔다.
마태오복음서에 의하면 베드로가‘살아있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구세주)이십니다’라고 말했듯이 하나님의 외아들로 인정받은 예수는 평소‘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하면서‘원수를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하였고‘폭력이전에 투기를, 간음이전에 음욕을, 도적질이전에 탐심을 버려야하며 다툼이전에 용서의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마음의 법”을 설파하였다.
인도 소국의 왕자로 태어난 석가도 마음의 번뇌와 속박에서 해방되는 해탈(解脫)의 경지를 설법하면서 연계성과 상호의존성(연기설)을 말하고‘내가 소중하듯 남의 소중함도 알아야하며 모두에게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고 조건을 붙이지 않는 절대적 사랑(자비)’을 부르짖었다.
결국 성인들 말씀의 본질은 사랑이며 그 사랑의 실천만이 믿음의 근본임을 가르쳐 주신 것인데, 그 본질의 해석을 잘못하거나 근본의 이해가 잘못되어 조금이라도 곡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애비는 믿고 있으며, 진정한 믿음 속에서 예수의 박애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교리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결국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것이고 천태만상의 인간감정은 어디로 흐를지 아무도 모르는 현실 속에서 무엇에 너무 집착하거나 배척하는 행위는 참된 믿음이라 할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예수의 박애정신, 석가의 자비, 공자의 중용도 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깊이 사고해야 하는 것은 가족 간의 우애다.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네 부모와 네 형제와는 바꿀 수 없듯이 가족은 곧 수족이요 피와 살임을 깨달아야 한다.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생성되어 인간에게 지대한 공헌과 영향을 끼쳐온 종교가, 우리의 훈장이요 교훈이며 생활자체가 되어있다 해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했으니 지나치지 않는 가운데 더불어 사는 지혜와 봉사정신을 살려 진정한 믿음, 진정한 종교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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