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다니다 보면 파란 망이 넓고 높게 펼쳐진 실외골프연습장을 종종 볼 수 있다. 요즘은 스크린 골프라고 해서 실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실외골프연습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왜 실외골프연습장을 찾는 것일까.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이재홍 씨, 김종훈 씨, 오귀동 씨, 이면우 씨, 조한구 씨 등 5명이 홀인원을 기록한 모양골프연습장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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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대표가 자세롤 바로잡아 주고 있다. |
고창읍에서 노동저수지로 가는 3거리에 모양골프연습장이 자리를 잡은 건 20년 정도 된다고 하는데 시설은 여전히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한 모습이다. 연습장 한쪽에 보이는 홀인원과 싱글 달성을 축하하는 현수막은 9월에 올라온 것만 3개다.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홀인원’은 파3홀에서 한 번에 골이 홀컵에 들어가는 것으로 ‘조상의 은덕이 함께해야 가능하다고 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만큼 홀인원이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모양골프연습장에서 6개월간 홀인원이 5명이나 나왔다고 한다.
홀인원을 하거나 싱글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세가 바로 잡혀야 한다고 한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슬라이스(slice: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볼이 오른쪽으로 스핀해서 전체적으로 비구선보다 오른쪽으로 휘는 볼)나 반대로 훅(볼이 왼쪽으로 스핀)이 나오게 된다. 모양골프연습장에서는 초보자를 위한 교육은 물론 지속적인 자세교정 등을 도와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싱글골퍼란 파72타를 기준으로 18홀을 81타 이내에 마치는 골퍼에게 붙이는 명칭으로, 모양골프연습장 회원 중 절반 이상이 싱글골퍼다. 굳이 교육시간이 아니더라도 옆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싱글골퍼들을 자연스럽게 연습장에서 만나기 때문에 교육기간이 짧으면서도 좋은 자세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연습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을 바로잡는 원포인트레슨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6개월 사이 다섯 사람이 홀인원을 기록한 모양골프연습장의 강점이다.
이런 원포인트레슨은 스크린 골프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굳이 티칭프로에게 교습중이 아니더라도 다른 싱글골퍼들의 조언을 듣고 티칭프로의 도움으로 교정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골프는 골퍼 본인의 느낌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야외골프연습장에서는 떨어지는 높이나 망의 위치 등을 보며 필드의 경험으로 비거리나 방향을 파악할 수 있고, 필드의 느낌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또, 야외골프연습장은 모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함께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친분을 쌓을 기회도 많아지고, 골프의 매너나 룰을 배우는데 자연스럽다. 이런 기회들은 필드에서의 매너들을 몸에 익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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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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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연습장 외곽에 자리한 러프 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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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골프연습장은 초보자 코스가 6개월 정도 된다고 하는데 클럽의 종류가 우드, 아이언, 퍼터 등 풀셋트 14개로 다양하기 때문에 교육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모양골프연습장은 초보자 코스가 3개월이라고 한다. 초보자들이 교육을 받다보면 욕심에 빨리 교육을 마치려고 하기도 하고, 비용상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기간을 단축시킨 것이라고 한다. 기간을 짧게 할 수 있는 것은 티칭프로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초보자 교육비용은 3개월 60만원으로 교육과 함께 연습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연회비는 백만원이다. 매년 연회원은 90~110명 정도다. 타석은 13석이며, 거리는 110m로 이용이 자유롭고 비거리를 느끼기에 충분한 거리다. 원할 경우 스피드건으로 클럽속도나 비거리 등의 측정도 가능하다. 연습장 한 곳에는 러프(rough: 잡초지역)가 있어 벙커를 벗어나는 연습도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다.
김기용 대표 인터뷰 “골프는 배려하는 운동입니다”
“좀 더 이용시간이 자유롭고 복장이나 매너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스크린 골프가 들어왔지만 정통을 고집한다”는 티칭프로 김기용 대표는 “실제 필드에서의 느낌은 상대적으로 실외가 낫다”고 말한다. “실제 공이 구르거나 바운드 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공을 보며 슬라이스나 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조하는 것이 “골프는 배려하는 운동이다”는 이야기였다. “골프에는 ‘굿샷, 나이샷’이라는 외에는 다른 표현이 없다. 그만큼 내 기록이나 기분에 맞춰 운동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응원해준다”며 “티샷을 할 때는 되도록 시야에 보이지 않고 상대방이 집중할 수 있도록 정숙하는 것이 매너고, 룰이지만 상대적으로 실내골프연습장은 서로 친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여러 가지로 자유롭기 때문에 놀이적 성격이 강하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골프의 스포츠 정신을 느끼고 감을 익히는 데는 야외골프가 더 좋다”는 설명이다.
골프가 점점 더 대중화 되어갈수록, 자유로이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게 마련이다. 그럴수록 더 스포츠 정신을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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