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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작중인 역사인물 만화 '대한국인 안중근' |
“어릴적 대아초등학교 앞에 있던 구멍가게에서 껌 뽑기에 붙어 있던 작은 만화를 손에 넣기 시작하면서 만화와 인연을 맺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처음 초등학교 1학년 때 봤던 만화는 정말 신기했으며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었지요. 당시에는 먹고살기가 힘들었고 돈도 없었기 때문에 소풍갈 때 받은 약간의 돈과 노트 값의 일부를 조금씩 모아 만화책을 서너 권 구입했는데 제겐 보물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안세희(본명 안춘회·1955년생) 만화가.
88년 조남기라는 필명으로 히트작 ‘청춘비망록’ 만화를 그린 안세희는 세밀한 묘사력과 소묘에 기반한 뛰어난 그림실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95년부터 ‘안세희’라는 이름으로 잡지 등에 연재를 시작, 1973년 만화책 ‘대탈출’, 1995년 미스터블루에 '제왕의 법칙' , 1996년 '들개', 1996년 투엔티세븐에 '붉은 비수' 등을 연재하면서 무수한 명작들을 남겼다.
그가 태어난 곳은 고창 아산면 독곡마을. 당시 부모님이 정읍에서 살았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을 제외하곤 작은집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았기 때문에 어렸어도 외롭지 않았고, 마을이 오지였지만 오히려 당시의 모습이 그의 정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그런 고향에서 자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며,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안세희 작가의 만화그림은 형태와 묘사력을 중요시한다. 만화를 처음 공부할 당시 극화 소묘가 주류였던 미국만화에 매료되어 배경묘사와 인물터치를 마치고 소묘를 배우던 다른 만화지망생들과 달리 배경묘사를 하기 시작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아 바로 소묘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소묘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이후 작품들에서 세밀한 묘사력과 뛰어난 형태감으로 빛을 발하며 일찍부터 만화계에서 손꼽히는 기대주로 떠올랐다. 당시 그림실력이 뛰어났던 안세희와 지금은 매제가 된 이현세는 만화지망생들 사이에선 항상 비교대상이었다고 한다.
안세희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이면서 만화기획가이기도 하다. 독자를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다수의 독자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작가는 “2004년 정읍시가 의뢰한 '녹두장군 전봉준'과 최근 3권으로 제작하고 있는 ‘대한국인 안중근’ 만화를 그리면서 우리근대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항일의병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만들어볼 계획이며, 여건이 주어진다면 10권 분량의 ‘전봉준 장군’ 일대기를 다룬 만화와 유년시절의 전봉준을 소재로 한 ‘소년 전봉준’ 만화도 만들어보고 싶다”며, “태어난 곳이 고창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고향의 인물·역사·전설 등을 만화로 옮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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