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 죽림리 매산 출신에, 현재 해리면 송산리에서 어머니를 모시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수복 씨의 신작 에세이 『아들을 오빠라 부르는…울엄마 참예쁘다』가 지난 6일 출간됐다.
이 무슨 엉뚱한 말인가, 아들을 오빠라 부르다니. 안타깝게도 몇 해 전 그의 어머니가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결국 장남인 작가는 그간 해온 모든 일을 접고, 혼자서 어머니를 보살피며 최근 4년간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작가가 어머니와 생활하는 소소한 일상을, 과거의 기억들과 중첩시켜가며 세밀하게, 때론 절절하게 묘사하는 ‘작가’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마치 띠리리링~ 띠링~으로 시작하는 KBS 1TV ‘인간극장’처럼.
부모님 생각하면 ‘죄인’ 아닌 자식들이 없을 것이기에, 가정의 달 오월에 이 책을 펼치는 누구라도 ‘가슴울렁증’을 주의하며 일독을 권한다. 다음에 책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어느 날 아침, 어머니가 저를 보고 ‘오빠’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한낮에는 느닷없이 ‘도련님’이라 부르더니 저녁 나절에는 ‘아저씨’라고도 부릅니다. 아들인 제게요. 그러나 저는, 그런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지금 안개 자욱한 어느 낯선 길을 여행 중이거든요. 어머니에겐 철없는 아들보단 든든한 오라버니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머니의 고단한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저는 아들이 아니라 오라버니입니다. 오늘 밤 어머니가, 아니 어린 누이동생이 제 등에 업혀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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