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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동리고택 재현의 방향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10월 20일(목) 09:2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이병열 
(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고창군은 일백억 넘은 돈을 투입하여 동리정사를 재현하고자 한다. 이 사업은 고창군이 오랜 고민 끝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계획으로 알고 있다. 고창군은 여러번에 걸친 자문회의와 주민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주민들의 의견수렴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재현은 동리 선생이 가지는 문화사적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결론은 신중하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재현하자는 의견을 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창읍성 앞 현대 건물의 부조화
고창읍성 앞에 세워진 다양한 현대적 건물들을 보면서, 읍성 주변의 문화와 컨셉이 잘 맞지 않는다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어느 고창인은 갓 쓰고 양복 입은 형국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아마 십 수 년 전에도 지금처럼 건물 하나하나를 세우면서 똑 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즉 이번 연도에 무슨무슨 사업으로 사업비가 얼마 내려왔으니 반드시 써야한다며, 그 예산계획대로 건물을 세웠을 것이다.

그리고 사업이 종료되면 지금처럼 해놓고 주변과 컨셉이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고, 많은 고창인들은 필자처럼 그 사업에 대해 잘했느니 못했으니 하면서 뒷북 칠 것이다.

고창읍성 앞의 여러 건축물들 중 조선후기 신재효 선생이 살아 계실 때의 본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사업비가 내려오면서 따로따로 집행한 사업들로 인해 고창읍성의 본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

과거 따로따로 집행한 사업들로 인해, 현재 고창의 동리고택 재현사업이 발목이 잡혔다. 사업비는 일 백억을 받았는데 군민들의 반발로 집행이 난감하다. 고창군민들은 사업을 장기적으로 서서히 개발하라고 아우성이다. 고창군은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자니 중앙정부와 전북도가 ‘이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업비를 내려 줄 것인지’와 같은 국비지원문제가 있어 선뜻 군민들의 의견을 따르지 못하는 것 같다.

고창군도 고창군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타당성이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는 하지만, 집행은 국비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어쩔 수 없다는 상황논리로 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러한 어려운 상황 하에서는 차선책으로 재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군의 논리였다. 그래서 만든 것이 지금의 고창읍성 주변처럼 색깔 없는 개발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어려운 재정으로 고창군이 애써 고창읍성 주변을 정비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고창군이 고창읍성 주변에 동리고택을 재현하고자 하나, 이는 후세에게 또 다른 짐을 지어 주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예산에 급급해 계속 차선책을 선택하게 되면, 이는 다음 세대들에게 또 다른 문제와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다.

동리고택의 재현을 위한 방향
동리고택의 재현을 위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현대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이 대세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개념은 전통적인 성장과 개발의 논의로부터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다. 둘째, 동리고택의 관광자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지역문화의 손실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한번 파괴된 지역문화는 미래사회에 어떠한 형태로도 보상받지 못하며, 이는 그 어떤 새로운 개발을 통한 부의 창출로도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셋째, 동리고택의 재현이 고창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적절히 측정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재 투입되는 비용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지·관리·보수 등의 부담비용의 증가를 고려하는 등 미래의 보호와 재생의 실질적 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넷째, 동리고택 재현을 통해 후세대의 고창주민과 관광객에게 우리가 물려받은 그 이상의 자원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현재의 우리는 미래를 보살피고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다섯째, 동리고택 주변 개발은 돌이킬 수 없는 모든 훼손활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지역성이 강한 문화이미지는 한 번 무너지거나 바뀌게 되면 본래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는 훼손된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복원이 가능하다.
여섯째, 동리고택의 재현은 경관의 시대적 특성, 장소성, 지역성, 문화의 특성 등과 부합되는 개발이어야 한다.
일곱째, 관광개발은 동리고택의 재현과 같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의 프로그램 개발도 필수적이다. 여느 지역과 똑같은 재현단지를 만들고 난 뒤, 박제되고 생동감 없는 공간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 이를 활용한 고창만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여덟째, 동리고택 재현을 통한 관광개발은 장기적인 안목과 폭넓은 공간적 맥락 하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문제 간의 상호관계를 기초로 한 어려운 정책적 선택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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