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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주민의 생계권을 보장하라”
고창터미널↔고창중학교간 도로확장공사 화단 설치 <br>상가주민 “화단을 철회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해야”<BR>고창군청 “보행자·자전거운전자 안전보장이 우선”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1년 10월 31일(월) 09:53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고창터미널↔고창중학교간 도로확장공사 현장.

“당초에 도로 확장한다고 해서, 편도 2차로인 줄로만 알았더니, 자전거도로와 인도는 좋으나, 상가 앞에 화단이 웬말이오! 상인들의 편의를 제공해주지는 못할망정, 상인들을 말살하려는 것은 상가들을 이주라하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상가 앞 화단을 철회하는 것이 상가주민들의 희망이오니 반드시 철회해 주시고, 아울러 상가 높이가 낮은 지역은 도로나 경계석을 낮추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창터미널↔고창중학교간 도로 확장공사와 관련, 상가주민들이 지난 10월 20일(목) 고창군청에 ‘주민의 소리’라는 이름으로 낸 진정서의 전문이다. 이 진정서에는 주민대표인 김영규 씨 외 69명의 연서가 첨부돼 있다.

고창터미널↔고창중학교간 도로 확장공사는 편도 1차로를 편도 2차로로 확장하고, 자전거전용도로 등을 개설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자전거도로와 차로 사이에는 화단(세로폭 1.5미터 내외)을 도로를 따라 길게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상가주민들은 이러한 화단 설치를 반대하며 “화단 설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손님들이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고, 가게 물건을 내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관통로처럼 화단을 만들지 말고 갓길 주차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해 달라는 것이다.      

김영규 주민대표는 “상인들이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마당에, 상인들의 요청을 무시하며 화단 설치를 강행하는 속내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 상가주민은 “계획을 잡기 이전에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과 같이 화단을 설치하면 상인들의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아무 설명없이 공사를 진행한 것은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정의 태도가 표출된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행정이 화단을 설치하는 이유
‘자전거 이용시설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17조에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일반도로와 분리하여 설치하는 경우, 분리대 폭을 시속 60킬로미터 초과 구간은 1.0미터, 시속 50킬로미터 이하 구간은 0.5미터로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창군청 건설도시과 담당자는 “보행자·자전거 운전자가 우선이냐, 상가가 우선이냐의 문제”라며 “상가들도 양보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보행자·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과 읍내 미관을 위해 화단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창중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청 담당자는 “상인들의 편리를 위해 상가 앞에는 4미터 내외의 넓이로, 화단을 만들지 않고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창읍 주민은 “차가 진입로로 들어오게 된다면 자전거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더 위험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 10월 26일(수) 진정을 낸 주민들과 고창군청 담당자 2명이 만났지만, 서로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복수의 주민들은 “행정의 입장은 완강했다”고 전했다.


상가주민들의 요구
김영규 주민대표를 포함한 상가주민 69명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는, 도로 확장공사 시 지역상가 주민들의 업종이 무엇인지, 그 업종에 따른 주민의 바람은 어떤 것인지, 상가 주민들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 둘째, 낙후된 지역상가 앞에 화단이 조성됨으로써, 조성한 곳은 벌써 수익이 70% 감소해 상가주민들이 상가를 비우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상가 건물주들은 세입자들이 이런 어려움을 호소해 옴에 따라, 임대도 어렵고 상가 처분도 할 수 없어, 상가를 전면 폐업해야 지경이 되고 있다. 셋째, 따라서 화단을 설치하는 대신 (관통로처럼) 갓길 주차를 할 수 있게 도로 여유분을 두는 것이, 상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김영규 대표는 “앞으로 군수 면담을 신청하고, 전북도청 등의 진정을 통해 상인들의 어려움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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