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은 (전 고창교육장)

에릭슨의 성격발달 이론에서 보면
출생에서 생후 1년까지는 신뢰감 대 불신감의 형성시기로 부모나 주위로부터 일관성 있는 지지를 받으면 신뢰감을 얻을 수 있지만, 주위의 보호가 부적절하면 불신감을 갖게 된다고 하며, 2~3세는 자율성 대 수치심이나 의심이 형성되는 시기로, 부모나 주위로부터 분별력 있는 도움과 격려는 자율성을 키우게 되지만, 과잉보호나 부적절한 도움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고 했다.
4~5세 때는 주도성 대 죄책감의 형성시기로 주변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나 자유는 유아의 주도성을 발달시키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갖게 된다고 하며,  6~11세 때는 근면성 대 열등감의 형성시기로 무엇을 성취하도록 기회를 부여받으면 그 결과 근면성을 갖게 되지만, 비난이나 좌절감을 경험하면 열등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12세부터 청년기까지는 자아정체감 대 역할혼미의 형성시기로서 정서적 안정과 좋은 역할의 모델이 있으면 자신에 대한 통찰과 자아정체감을 갖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직업선택이나 역할, 가치관의 확립에 심한 갈등이 야기된다고 했다.

학생들도 기본적인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어야 진정한 꿈을 갖게 된다.
그 전에는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빠르게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경우는 초등학교 고학년이지만 중학생이 되어도 자아정체성을 갖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나이가 들고 학년이 올라가도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하면 자기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깨달아야 자신과 가정을 위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아정체성을 가져야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진로도 생각하며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되어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다. 이렇게 소중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고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 대하여 세세하게 알아보자.
한글 이름, 한자 이름, 이름의 뜻, 이름을 지어준 분, 나이, 성별, 별명, 학교, 혈액형, 거주지, 취미, 성격,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나쁠 때, 혼자 있을 때 자주 하는 일, 가족들과 자주 하는 일,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색깔 등 자신에 관련된 사항들을 문제로 내고 답으로 써보자. 그러면 나의 모습이 조금씩 더 보일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   ) 안에 써 본다. 답은 여러 개 일수도 있다.
나는 (        ) 사람이다.     
친구들은 나를 (        )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은 나를 (        )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나를 (        )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써 본다.
보기를 들어 주고 골라보게 할 수도 있고, 그냥 써 봐도 좋지만, 그냥 쓰라면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공부, 컴퓨터게임, 요리, 악기연주, 글쓰기, 그림그리기, 친구를 즐겁게 해주기, 연예인 따라하기, 칭찬하기, 칭찬듣기, 이성친구 사귀기, 관찰이나 실험보고서 작성하기, 스스로 문제해결하기, 수학문제풀기, 퍼즐 맞추기, 책상 및 방 정리하기, 일기쓰기, 외국어학습하기, 독서, 싸우기, 운동하기, 사람이름 기억하기, 청소, 발표하기, 텔레비전 시청하기, 노래 부르기, 동식물 기르기, 선생님 역할하기, 심부름하기, 저축하기, 공연관람하기, 봉사활동하기, 여행하기, 춤추기, 계획표 짜기, 목욕하기,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수집하기, 욕하기, 신앙생활하기, 고장 난 것 고치기 등 많은 예시를 주고 써 본다.
내가 무엇인가를 꼭 해야만 할 때 가장 하고 싶은 것 세 가지와 그 이유는?
내가 무엇인가를 꼭 해야만 할 때 가장 하기 싫은 것 세 가지와 그 이유는?

자아정체성이 확실해질수록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또한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지? 나의 성격과 취미는 무엇인지? 이 밖에도 자신에 대하여 깊이 있게 인식하는 자아정체성이 뚜렷해질수록 학생들의 가치관은 올바르게 형성된다.

자아정체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진로가 보인다. 
자아정체성의 형성, 그 연장선상에서 자기의 꿈을 정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도록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