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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자랑만큼 도서관자랑이 주렁주렁’ 영선중학교도서관
고창(高唱), 책읽는 소리를 찾아 ②
이대건(고창책마을 기자 / 입력 : 2012년 09월 17일(월)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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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누구든 자신과 세상 사이 관계맺기를 튼실하게 만드는 소리이다. 해피데이고창은 고창책마을과 함께 책과 독서의 공간을 찾아, 책·사람·책읽는 공간의 이야기를 지상 중계한다.

   
▲ 와~ 많다, 독서도우미.

만여 권의 장서, 졸업생 한사람에 한권 꼴 | “나무를 좀 다듬고 정리했더니, 이만해도 학교가 한결 훤해졌어.” 학교를 휘휘 돌며 안팎을 살피는 이가 던지는 말이다. 학교로 부는 바람이 늘 순하기를 보살피는 그는, 무송학원 고석원 이사장이다. 그야말로 학교의 바람벽이 되어주는 든든한 이다. 무장면 소재지와 잇대어 깔끔한 교사(校舍)가 자기들끼리 참 가지런하다. 영선중학교다. 학교는 1945년 무장농업중학교를 설립하고, 1946년 무장초급중학교 인가를 시작으로 역사를 열었다.

2008년 전국단위모집 자율학교로 인가받고,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전원학교에 선정된다. 이어서 2010년에는 전원학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한다. 2011년에는 전라북도교육청지정 수준별 이동수업 선도학교로, 교육과학기술부지정 교과교실제 과목중점형 학교로 지정된다. 경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학급증설 인가가 난다. 학년 당 3학급 총 9학급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학교자랑만큼이나 도서관 자랑이 주렁주렁 열린다.

큰 교실 두 개를 이은 크기, 훤칠한 도서관에는 10,000여 권의 장서가 어깨를 곁고 자리잡았다. 올 2월 졸업생까지 모두 9,119명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발을 디뎠으니, 졸업생 한명에 한권 꼴이다. 900번대 서가를 슬쩍 돌아보았다. 『아이의 자존감(시공사 지식채널)』을 비롯해 『나의 애완 텃밭(들녘)』같은 신간들이 군침을 삼키게 한다.

   
▲ 도서관담당 김경아 선생님
선생님과 학생이 한결같은 참가자, 독서골든벨의 매력 |
잠깐 휴직했다 복직하자마자 단박에 도서관담당을 꿰찬 김경아(36세, 역사) 선생님도 군침이 돋는 도서관 지킴이다. “꿰찬 거라 생각했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도서관 담당이면 그 좋아하는 책도 실컷 읽을 줄 알았던 것이다. 녹록치 않다. 학기 초 2주 동안은 아예 도서관 문을 걸어 잠그고 장서 정리만 ‘실컷’하게 된다. 도서도우미 여학생들 여섯 명과 함께 간식도시락을 싸가며 도서관 팀워크도 만들었다. 게다가 그는 인문사회영재학급 담당이기도 하다. 인천서 태어나 여섯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무장으로 이사 온 ‘아닌밤중에 무장 토박이’이다. 이제 10년 차 교사생활 가운데, 도서관 담당은 처음. 그러니만큼 도서관은 애증덩어리다.

영선중학교 도서관은 다독왕선발대회, 독후감쓰기대회, 다양한 도서관 활용수업, 도서부 도우미, 독서지도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독서골든벨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독서골든벨은 일종의 독서퀴즈대회이다. 한권만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책을 깊이 읽어야 좋은 결과를 내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대상인 학생들만이 아니라, 문제를 출제하며 준비하는 측도 책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이편저편 가릴 것 없이 모두 ‘참가자’가 된다. 호흡도 길다. 그게 매력.

   
▲ 김정애 교장 선생님
생활밀착형 도서관의 꿈 |
“선생님들이 직접 만든 독서노트를 활용하고 있어요.” 책이 부족한 유년을 보낸 것이 늘 아쉬운 김정애 교장선생님 이야기다. 책의 갈증, 그 갈증을 학생들과 채우기 위해 체계적인 고전읽기를 강조한다. 그 고전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방학. 그는 방학마다 독서미션을 정해 학생들과 고민에 고민한다.

그가 말하는 도서관은 학생밀착형 도서관이다.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일과시간이건 일과 후건 늘 도서관은 열려있다. 대출절차도 쉽다. 학생들 만이 아니다. 교사독서동아리를 추진해, 선생님들 사이 독서토론이 늘 일어나도록 독려하고 있다.

“올해 저희학교는 창의경영선도학교, 스마트교육학교, 씨앗학교(혁신학교)로 지정되었어요.” 학교 대표 주자답게 학교자랑이 이어지지만, 그 바탕에 독서하는 학생과 선생님, 학교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이 제 다양한 빛깔을 학교도서관에서 나누고 있다. 저마다 고운, 단단한 빛깔을 가지고 너른 세상에 나섰을 때, 영선중학교 학교도서관이 그들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되리라.

   
▲ 웃음꽃 책 읽기.

<영선중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이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문학동네) : 김정애 교장선생님이 이 책의 마니아가 된 것은 학부모 한분의 제안으로부터다. 평소 ‘천재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고전의 힘. 그 힘을 극진하게 느끼고 있던 김정애 교장선생님과 딱, 맞았다.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이 고전읽기의 알파와 오메가를 제시하는 책,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이라는 부제가 의미심장한 이 책을 교장선생님 ‘강력추천’.

<12억짜리 냅킨 한 장>(중앙엠앤비) : 미국 실리콘벨리에 이노디자인을 설립하고 디자인을 통한 창조산업을 기치로 우리나라에 디자인 바람을 일으킨 풍운아, 김영세의 책이다. “좀 오래된 책이긴 해요. 그래도 우리 친구들에게 지금 시기에 맞춤한 책이에요.”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한창일 중학생 친구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는 도서관담당 김경아 선생님 추천 책. 발간된 지 10년이 넘은 책이지만, 여전히 우리 청소년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상상하는 힘을 깨치게 하는 책이다.

 

이대건(고창책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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