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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단풍과 가을바람
청계 기자 / 입력 : 2012년 11월 30일(금)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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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싫어 뭉그적이는 여름 엉덩이 틈새로 아기단풍 마을 선운산 골짝에 미상불 가을바람 들락거리며 앙증맞은 손을 잡고 살랑살랑 얼쑤얼쑤 한다 풍문 돌더니 가슴 설레다 몸통까지 흔들려 동동거리다 끝내 이겨내지 못 했나 온통 붉어지다 붉고 붉어지다 못해 불이 되었는지 온통 불붙어 불난 산 활활 타 오른다 들어다보는 물속도 바닥까지 붉어 붉은 얼비침은 비단인 듯 너울거리고 지나가는 나그네 홍안의 함박웃음에도 붉음이 가득 차다
단풍 중에 붉은 아기단풍 네가 으뜸이라 두고두고 보고 싶다고 너 없는 단풍은 단풍구경 아니라고 단풍고을 명성도 오래오래 이어가야 할 것 아니냐고 아기단풍 귀에 대고 가을바람 신신 일러댄다
태풍이 왔다 갈 때마다 스러지는 저 거목들을 보라
볼라벤에 쓰러진 거목 심통 난 듯 숲길 가로막고 막판 힘 써 보되 루사와 매미에 넘어진 거목 아예 자연에다 몸을 부렸고 사라에 자빠진 거목 허무에 흔적 없이 묻였어 큰바람에도 끄떡없는 저 나무들 좀 봐 하늘로만 자라 허세만 무성한 게 아니라 위로만 올라서며 높솟아 한사코 웃자라서가 아니라 먼저 땅 그 쪽으로 더 깊너른 곳에 내려섰던 게야 줄기보다 뿌리가 더 강한 근력을 기른 거야
오래오래 만산홍엽 즐길 수 있게 아기단풍아, 붉은 아기단풍아! 문수산 큰 단풍나무처럼 아름드리로 천년 견지함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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