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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가?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3년 11월 08일(금) 13:2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정부·교육청·지자체·학교(이하 ‘교육당국’)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가, 아니면 실제 제대로된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육당국은 몇 억원이 아까운 모양인지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방사능 오염식품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능이 검출된) 대량의 일본산 수입물이 수입돼, 학교급식에 사용됐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의 급식에 방사능이 들어가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학부모들이 궁금한 점을 대략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학교급식에 일본산 수산물이 올라오는가? ▲일본산 말고 다른 식품들은 안전한가? ▲방사능 검사는 하고 있는가? ▲방사능 안전기준은 적정한가?

학교급식에 일본산 수산물이 올라오는가?

김춘진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 전북에서 일본산 수산물 108킬로그램을 15개교가 학교급식으로 사용했다. 전북은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는데, 가다랭이포(가쯔오부시)만 일본산이었으며, 그마저도 2013년에는 한 곳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학교급식 중 원산지를 속여 납품한 경우는 있을까? 김춘진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동안 전주·완주·익산 25개교에 원산지를 속인 수산물 9천만원어치가 유통됐다. 원산지 미표시는 44억원어치가 학교급식으로 사용됐지만, 전북에서는 유통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2013년 이전’에는, 고창지역 학교급식에 일본산 가쯔오부시가 사용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일본산 말고 다른 식품들은 안전한가?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대)는 “후쿠시마 핵 참사는 과거 체르노빌의 7배에 달하는 참사로, 한국의 피폭 경로는 대부분이 오염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 등을 먹고 발생하는 음식 피폭”이라면서 “오염지역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태평양 일대의 수산물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어 “방사능은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면서 “일본정부의 거짓발표 등으로 과연 일본과 태평양이 얼마만큼의 방사능 오염이 됐는지 파악할 수 없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결론은 수입 식품들에 대한 방사능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학교급식에 대한 방사능 측정은 중복되더라도 철저하게 검사할 필요가 있다.

한편, 2012년 우리나라 표고버섯에서 0.4~1.8베크럴의 방사능이 검출되자, 한살림에서는 표고버섯의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방사능 검출은 중국 핵실험이나 히로시마 핵폭탄의 영향으로 추정됐다.

방사능 검사는 하고 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학교급식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하지 않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추석연휴가 끝나면, 14개 지역별로 급식 식재료 표본을 추출해, 조선대 방사능 분석센터에 검사를 의뢰,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11월6일(수)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아직까지 한 곳도 검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검사를 진행할 전문인력이 없었고, 기존 급식 담당자가 “이번 주 우선 한 곳에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능 공포가 커지면서 일부 지자체 및 교육청에서는 휴대용 측정기를 단체로 구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휴대용 측정기는 공기 중 방사능 측정에 유익하며, 음식의 경우에는 1천배크렐이 넘어야 제대로 측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디어에서 휴대용 측정기로 음식의 방사능을 측정하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

음식에 있는 방사능을 측정하려면, 약 1억5천만원 정도 하는 전문방사능측정기(=감마핵종분석기)를 구입해야 한다. 전문방사능측정기는 약 3시간의 분석시간이 걸리며 현재 전북지역에는 없다.

전북의 시민단체들은 2대의 전문방사능측정기와 전문인력 1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익중 교수는 “시·군 지자체별로 1~3대를 구비하여 상시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그것이 힘들다면, 전라북도가 나서서 5~10대 정도 구비해 연구원 2~3명이 검사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고 전했다.

따라서, 고창의 학교급식은 방사능검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전북의 학교급식도 방사능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의 요구에 맞춘다면, 사업비 5억원이 없어서 방사능 검사를 못하고 있는 꼴이다. 광주·전남지역의 방사능검사가 우선이라 사용이 제한적임에도, 전북에서는 5억원이 없는지 광주지역에 방사능 측정을 의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방사능감시센터’란 곳은 시민들로부터 모은 기금 1억5천만원으로 전문방사능측정기를 구입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방사능 분석시스템을 마련했을 정도다. 비용 10만원으로 음식에 들어있는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다. 방사능 측정 의뢰는 전화 02-490-2092로 하면 된다.

방사능 안전기준은 적정한가?

정부는 100배크렐 이하면 안전하다고 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2012년 4월경 일본이 500배크렐에서 100배크렐로 낮추자, 우리나라도 그에 맞춰 370배크렐에서 100배크렐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기존에 300배크렐은 안전했던 것인가, 안전하지 않았던 것인가?

하승수 변호사(녹색당 운영위원장)는 “일본의 음식기준치는 100배크렐이지만 학교급식은 3~4배크렐로 강화했다”며 “일본은 이미 오염되었기에 이 정도로 정한 거라며, 일본이 이 정도라면 한국은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행복중심생협은 3.7배크렐이며, 한살림과 독일방사선방호협회는 8배크렐(아동 4배크렐)이 기준이다.

국내 민간차원에서 진행한 일본 수산물 등의 방사능 측정에서 대부분 1~20배크렐 수준에서 검출됐으며, 20배크렐 이상도 다수 있었다.

김익중 교수는 “100배크럴을 원자력계와 정부가 안전기준치로 호도하며 그 이하는 안전하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의학 교과서도 안전기준치를 정하지 않고 있으며, 피폭량과 암 발생률은 비례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까지 오염수가 배출되고 있는 후쿠시마 앞 바다의 오염도도 측정하면 5배크렐 정도 된다. 그런데 100배크렐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겠나”며 반문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이면 안전하다는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지만, 미국 과학아카데미 논문 등에도 저선량 방사능이 암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특히 영유아에게는 같은 양이라도 더 취약하기 때문에 급식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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