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고창군의 한 뱀장어 양식장(양만장)에서 금지약품 사용이 적발된 이후, 고창군 뱀장어에 대한 소비가 위축되면서, 고창군청은 고창풍천장어 사주기 및 장어식당 이용하기 운동을 펼쳤다. 당시 유기상 고창군수는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며,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양식장에 지도·점검을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월16일 또다른 고창지역 뱀장어 양식장에서 금지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기상 군수의 사과 성명은 4개월 만에 공염불로 전락하며,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고창군의 청정 이미지 또한 실추되고 있다.
지난해 사건과 관련, 당시 고창군청은 해당 양식장 사업자가 모르고 사용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10퍼센트 표본조사에서 해당 금지약품이 검출되지 않자, 장어 소비촉진을 호소하는 방향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풍천장어’가 대표식품인 고창 지자체로서는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창지역에는 87개소의 양만장이 신고돼 있으며, 48개소의 장어식당이 있고, 전국 뱀장어 생산량 2만여톤의 30%를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7개소에 대한 표본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마땅히 87개소 양만장의 약품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약품사용 매뉴얼 등을 통해 교육·지원·제어·협치 시스템을 마련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고창지역 한 뱀장어 양식장에서 공업용 포르말린 사용
고창군 아산면의 한 뱀장어 양식장에서 지난 3월16일 공업용 포르말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식장 주인은 “물탱크 청소를 위해 공업용 포르말린을 사용했다”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공업용 포르말린은 양식장에서 보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공업용 포르말린은 인체에 흡수될 경우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난 2007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약물이다.
해양수산부는 해당 양식장에 대해 전면 출하를 정지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된 뱀장어에 대해 유통을 금지하고, 음식점 등으로 출하된 물량에 대해 추적조사를 통해 회수 등을 조처했다. 고창경찰서는 해당 양식장에서 발견된 포르말린 통 4개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며, 4월 초쯤 분석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양식장에 남아있는 뱀장어를 수거해 포르말린 성분이 남아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3월25일경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고창군은 포르말린 성분이 검출되면, 이 양식장 뱀장어를 전량 폐기토록 할 방침이다. 고창군은 3월20일경부터 전 양식장에 대해 금지약품 오남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전국적으로 5월경으로 예정됐던 오남용 실태조사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3월20일경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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