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이평면 정애마을이 집단 암 발병 사태로 번진 제2의 익산 장점마을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도의회 김철수 의원(정읍1·더불어민주당)은 7월16일 도의회에서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정읍 이평면 정애마을 주민 58명 가운데 4명이 암으로 숨지고, 다섯 가족이 타지로 이주했다”면서 “비료공장에서 나오는 맹독물질 때문에 주민이 집단으로 암에 걸려 충격을 줬던 익산 장점마을 사태가 재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산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에 비료공장이 건립되고 나서 주민 80여명 중 17명이 암으로 숨지고 13명이 투병하고 있는데 정읍 정애마을 상황이 그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64년에 생긴 정읍 이평면 정애마을은 한센인 정착촌으로 현재 5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정애마을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폐기물재활용업체인 A산업이 들어오면서, 하수 폐기물, 분뇨 악취, 폐기물 처리용 화약약품 냄새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마을 입구부터 악취와 화학약품 냄새로 머리가 아프고 목이 칼칼했다”며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이 많아지고 주민은 불안에 떤다”고 지적했다. 부안군과 경계지역인 정애마을 주민들은 더운 여름 날씨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며, 이른 새벽 시골마을의 상쾌한 공기대신 A산업에서 내뿜는 악취로 목이 컬컬하고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을에서 주민 4명이 폐암 등으로 사망했고, 8명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고 있다. 또 다섯 가족은 “이곳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는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A산업에서 폐기물을 처리할 때 나오는 악취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는 등 해결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부안군은 지난 3월 농업기술원에 부숙토 검사를 의뢰한데 이어 6월에는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악취 검사를 실시했으나 두차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난 몇년간 끊임없이 악취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행정에서는 단 한 차례씩만 부숙토 원료 시료를 채취하고, 업체에서 배출되는 악취를 포집해 분석했다”며, “업체는 단속이 나오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는 등 눈속임을 하고 있어 행정기관과 업체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전북도가 뒷북 행정과 느슨한 행정력으로 도마 위에 오르지 않도록, 폐기물 수집과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직접 나서 불안과 불신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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