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마을 주민들과 소각장을 반대한 다수의 아산면민들과 출향인 여러분들에게도 한 말씀 드립니다. 반대대책위가 노력했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소각장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앞으로 고창군과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의 확대를 통해, 쓰레기로 인한 눈물이 다시는 다른 지역에서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여러분에게 진 마음의 부담을 덜도록 하겠습니다.”
‘아산면 소각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로서, ‘고창군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공론화 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고창 아산면 용계리에 살고 있는 이상훈 씨가 지난 6월1일 열린 ‘공론화 결과 설명과 합의서 전달식’에서 말한 인사말(▶9면에 전제)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행사는 군청 회의실에서 공론화협의회 위원, 유기상 군수, 조규철 군의장, 주민들이 참여했다. 작년 10월부터 열린 공론화협의회 합의결과에 대해, 찬반 주민의견수렴(찬성 51%)을 거친 최종합의서(▶9면에 전제)를 군수에게 전달하는 자리였다.
합의서를 전달받은 군수는 예산·조례가 수반되는 만큼, 이후 군의회와 관련협약서 및 관련조례의 협의·심의과정을 통해 합의서 내용을 이행하게 된다. 군청에 따르면, “1년 넘게 이어 온 소각시설 설치 갈등이 상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으로 마무리 되면서, 전국 군단위 지자체 최초로 공론화 모범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기상 군수는 인사말(▶9면에 전제)을 통해 “우리 고창군이 쓰레기 매립장 운영 과정에서 주변영향지역 결정고시 부재 등 절차상 미흡했던 점, 소각시설 설치사업 추진 시 인근마을 주민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환경과 건강을 우려하는 주민 여러분의 뜻에 다소 공감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우리는 투명하고 공정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결정을 존중해야 하고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출된 오늘의 합의내용은, 고창군의회와 협의해 성실히 이행해 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훈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공론화 과정과 이후 지켜져야할 지점들을 짚었다. “오랜 시간, 고창군수의 결정고시도 없이, 법의 취지나 정부기관의 법 해석과도 달리, 매립장 영향지역을 아산면 전체로 운영한 것은 위법의 소지가 분명하다”면서 “이후 소각장 건설 문제가 추가되면서 아산면 주민간의 갈등은 확대되었다”며, 매립장·소각장과 관련된 군청의 부실·부적절한 운영이 주민-행정간, 주민간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중에 공론화를 택한 이유로 “아산면민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은 공무집행방해죄로 결심재판을 앞두고 있고, ▲인근마을 한 어르신은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을 한탄하고 있고, ▲주변마을 주민들의 약 30%는 이 합의에 반대하고 있고, ▲찬성한 이들도 고창군의 약속 이행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등 “아산이란 지역공동체의 화합은 도전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금은 주변지역 주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고창의 쓰레기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여, 소각쓰레기의 양을 어떻게 축소할 것인지를 함께 모색하면서, 서운한 점은 이후 서서히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여, 아산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간곡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합의가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할 것 ▲주민과 함께 고창을 대한민국 제일의 자원순환도시로 만들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랑스런 고창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합의서에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호간의 노력 ▲소각시설은 15년간 운영 ▲소각시설 건설에 따른 주민 지원 및 대책 마련 ▲환경오염 방지시설 설비 보완과 환경성 조사 실시 ▲배출가스 데이터 실시간 공개 ▲주민지원협의체의 구성 ▲주민지원협의체의 기금 운용 ▲‘고창군 농어촌폐기물 종합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조례’ 개정 및 ‘고창군 자원순환 기본 조례’ 제정 ▲고창군 생활 폐기물 줄이기 종합계획 로드맵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공론화 협의회에는 고창군 군민대표 2명(이상복 전 전북도의원, 김영창 고창군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 아산지역 주민대표 2명(김재수 아산면주민지원협의체 위원, 김철주 아산면체육회장), 주변지역 주민대표 2명(이상훈 소각장반대대책위 공동대표, 김현정 소각장반대대책위 집행위원), 고창군수 위임(형광희 군청 환경시설사업소장),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숙현 지속가능시스템연구소장 등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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