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의 한 사무실에 지인이 찾아와 A씨에게 봉투 2개를 내밀었다. 고창군의회 의장단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기 이틀 전. 그 봉투들에는 현금 1천만원이 들어있었다. 이번 민주당 의장 후보로 B의원이 선출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A씨는 C의원의 친형. 지인은 이후 의장에 당선되면 1천만원을 더 주겠다고 했다. A씨는 돈을 받지 않고 지인을 돌려보냈다. 지인은 ‘그러면 돌려주지 않고 (자기) 차 속에 넣어놓겠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녹취와 씨씨티비(CCTV)에 남았다.
A씨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검찰에 고소할 준비를 했다. C의원과 관련된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B의원 편에 의해 보복성으로 비춰지는 일도 발생했다. 그런데 C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그런 식으로 대응할 순 없다’며 ‘이미 끝난 일이고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며 강력히 만류했고, A씨는 고소를 접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고창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이번에도 진흙탕 싸움에 빠진 모양이다. 민주당 당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당 밖의 특정인에 조종당해 부화뇌동하는 의원, 자기가 평소 한 말과 배치되는 행동을 해 신뢰하기 어려운 의원,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하더니 그 의원에게 회유당해 지지하는 의원, 자기편으로 유인하기 위해 4년 전 사건을 무기로 협박한 의원, 심지어 사람을 보내 돈으로 매수하려고 시도한 의원” 등 다양한 행태를 직접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다고 한다.
지난 6월26일 고창군의회 의장단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의장 최인규-부의장 임정호-운영위원장 이경신-자치행정위원장 김미란-산업건설위원장 차남준’ 의원이 선출됐다. 소속 의원들은 이를 지키기로 약속했다.
고창군의회는 10명의 의원 중 9명이 민주당 소속이므로, 이 약속을 지킨다면 민주당 후보들이 그대로 고창군의회 의장단으로 당선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7월2일 고창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의장 최인규-부의장 임정호-운영위원장 김영호-자치행정위원장 김미란-산업건설위원장 차남준’ 의원이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이 이경신 의원(4표)에서 김영호 의원(6표)으로 바뀐 것이다. 어떤 연유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민주당 후보 선거 결과, 편은 5대 4로 갈렸다. 단독 후보를 제외하고, 의장 후보와 자치행정위원장 선출 모두 5대 4였다. 그런데 편가르기가 여기에서 그쳤으면 될 일, 지난한 과정을 거친 다수는 소수에게 본때를 과시하고 싶었나 보다. 부의장 후보 임정호 의원은 본때에서 제외되는 행운을 얻었고, 다수에서 2명은 보직을 맡을 수 없는 상황에 있었기에, 생뚱맞게 소수 중에서 자리가 바뀌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경신 의원을 찍은 4표 중 1표의 미스테리는, B의원이 A씨에게 ‘자신이 투표했다’며 ‘사진도 찍었다’고 변명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측은 “선거결과는 당론이었기 때문에, 당론에 배치되는 행위를 한 의원들에 대해 묵과할 수 없으며,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론에 배치되는 투표를 한 의원들은 징계절차 진행 전에 자진해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주기를 바라며, 선거과정에서 돈이 오고갔다는 의혹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뇌물공여 등 불법행위 의혹을 받는 의원들은 자진해서 의장단 보직에서 내려와 주기를 바란다”며, 이후 강력한 조치들을 예고하고 있다.
윤준병 국회의원은 7월7일(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서 엄정한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를 토대로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인품과 능력을 갖춘 분들도 발탁하고 양성해, 고창군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고창군의회로 변모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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