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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의회와 고창군의회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윤준병 국회의원의 리더십에 반기를 든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에서 한 약속들은, 소속 시·군의원들에 의해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기초의회 원 구성에 정당 차원에서 개입하는 것에 대한 시시비비는 차치하고,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는 ‘약속’이란 단어가 통용되는 집단인지, 소속 의원들조차 ‘약속’을 지킬 생각이 만무한 상황에서, 지역위원회 차원의 ‘약속’들이 유권자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군의원들은 지역위원회 차원의 결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역위원회 결정은 아이들의 장난처럼, 그냥 형식적인 차원의 절차로 생각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기초·광역의원의 원 구성은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지침을 내린 사안이다. 4월27일자로 지침이 내려왔고,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야합행위에 대한 징계규정도 포함됐다.
하지만, 당론이 지켜진 경우는 고창군의회 의장선출 단 한 번 뿐이었다. 고창군의회 민주당 소속은 10명 중 9명, 정읍시의회는 17명 중 12명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주관이나 소신이 있어 당론을 어겼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정읍시의회와 고창군의회의 경우
당론을 지키지 않는 경우는, 특히 정읍에서는 부의장 선거에서, 고창에서는 운영위원장 선거에서 일어났다.
정읍시의회 부의장 선출은 다섯 번이나 투표를 하는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했다. 민주당에선 황혜숙 의원을 후보로 내새웠는데, (황혜숙 의원은 민주당에서도 정읍시의회에서도 단수후보였지만) 7월6일 정읍시의회 찬반투표에서 1차·2차 모두 6표에 그쳐 선출되지 못했다. 다시 당내절차와 법적절차가 반복됐다. 당내절차를 보면, 황혜숙 의원은 다시 도전했고, 이번에는 이상길 의원과 이남희 의원도 나섰다. 2차 투표까지 이어지며, 민주당 후보는 황혜숙 의원에서 이상길 의원으로 교체됐다. 황혜숙 의원은 소수파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상길 의원도 순탄하지 않았다. 물론 민주당 의원 12명이 이상길 의원에 투표하면 한 번에 끝날 일이다. 이번에는 무소속 김은주 의원도 부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7월28일 오전 정읍시의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부의장 선거에서, 1차와 2차 투표 모두 이상길 7표, 김은주 4표, 기권 5표, 무효 1표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정읍시의회 회의 규칙’에는 2차까지 (과반에 의한)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통해 다수득표자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황혜숙 의원에 대한 찬반투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김은주 후보가 있었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치를 수 있었다. 결선투표에서는 이상길 8표, 김은주 3표, 기권 5표, 무효 1표로 다수득표한 이상길 의원이 당선됐다.
하지만, 이상길 의원은 결선투표에서도 과반을 얻지는 못했다. 무소속 김은주 의원이 졌지만, 만약 김은주 의원이 후보로 나서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부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또다시 당내절차와 법적절차를 반복하는 ‘세상에 이런 일이’를 연출할 뻔 했다.
고창에서는 더 심각한 일이 발생했다. 아예 운영위원장 당선자가 뒤바뀐 것이다. 공식적인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다른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는 정읍과는 다른 고창군의회의 선출방식 때문이기도 했다. 정읍에서는 후보자가 되려면 정읍시의회에 등록해야 하지만, 고창군의회는 후보 등록 없이 모든 의원들이 후보자가 된다.
지역위원회는 이경신 의원을 운영위원장 후보로 내세웠다. 10명 중 9명이 민주당 소속이므로, 이경신 의원이 선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민주당 의장·자치위원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5대4로 편이 갈렸지만, 소수편에 임정호 부의장 후보와 이경신 운영위원장 후보가 있었고, 다수편에 의장·자치위원장·산건위원장 후보가 있었으며, 다수편인 조규철·조민규 의원은 직책을 맞지 않을 것이므로, 실제 의장단을 선출하는 고창군의회에서는 별다른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7월2일 고창군의회 본회의장에서는 황당무계한 일이 발생했다. 승부가 끝나도 끝난게 아니었다. 뒤끝 작렬이었다. (독자들 중에는 왜 자꾸 다수편·소수편, 고정된 편이 있는 것처럼 기술하냐고 하시겠지만, 이는 적어도 당시 상황에선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앞으로 또 편이 없거나 달라질 수 있다.)
소수편인 임정호 의원은 무사히 부의장에 선출됐다. 그런데, 운영위원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이자 소수편인 이경신 의원(4표)을 제치고, 소수편인 김영호 의원(6표)이 당선됐다. 이는 다수편이 다수의 힘을 이용해, 소수편인 이경신 의원과 김영호 의원을 농락하고, 민주당과 윤준병 국회의원도 농락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 당시 다수편은 공적인 약속, 민주당과 당론, 윤준병 국회의원의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관련, 새만금일보 신익희 기자(고창주재)는 7월28일자 ‘어른다워야 어른이지’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에서, “전반기 원 구성을 하면서 후반기 의장이 약속된 것으로 많은 군민들이 알고 있었다”면서, “어른 흉내내는 의원 한 사람이 이이제이(以夷制夷) 수단으로 ‘네가 의장해라, 네가 의장해라’ 하면서 바람잡이해, 약속된 의장내정자를 골탕먹이고, 고창군을 양분하는 스캔들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아마도 후반기 의장으로 내정된 의원이 어른 흉내내는 의원을 정중하게 알현하지 않아 괘씸죄에 걸린 것 같다”면서, “8대 의회가 개원하고 두목·부두목 하더니, 부두목을 의장 만들고 수렴청정하며 무엇인가 노리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고창군과 고창군민을 위한 일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도 했다. 또한 “윤준병 국회의원이 이번 일에 가담한 의원들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메아리도 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준병 국회의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7월28일 오전 정읍시의회 부의장 선출을 마지막으로 정읍시의회까지 원 구성이 완료되자, 윤준병 국회의원은 그날 오후 2시경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의 심경과 앞으로 대처의 일단을 밝혔다.
윤 의원은 “시·군의회의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위원으로서 당원과 주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의장단·원구성을 하겠다는 당초의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지 않았으며, 지역위원장의 조직장악력에 한계가 있어서인지, 의원들의 정당에 대한 충성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의원들의 자율결정을 너무 존중하는 것도 최선이 아닐 수 있다고 느꼈다”고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또한 “의장단·원구성 과정에서 의원들 한분 한분이 보여준 행태와 생각, 심지어 개인적 비위까지 잘 알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면서, “이제 원구성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의원들의 당론 일탈행위와 원구성 과정에서 체득한 개인적 비위 등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어떻게 추궁해야 할 것인지가 제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저는 선거과정에서 막말, 저질, 배신 등 구태정치를 버리겠다고 약속드렸다. 심사숙고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면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지역정치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지역정치를 혁신하는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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