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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공공하수처리시설(통합) 관리대행 용역계약 체결이 도래한 가운데, 대행업체 노조원들이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하라”며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집단행동을 이어왔다.
고창군은 2020년 9월1일부터 2025년 8월30일까지 5년 동안, 총 284억7500여만원의 용역비로 기존업체와 연장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군은 지난 2015년도에 입찰공고를 통해 (유)일토씨엔엠과 ㈜티에스케이워터를 관리대행업자로 선정한 바 있다.
관리대행업체 소속 노조원들은 “민간용역 운영의 구조적 문제점(예산 낭비, 비효율적 운영, 담합에 따른 비리발생 가능성, 종사자의 낮은 처우)에 대해 고창군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재위탁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며, 관리대행대가 산정에 따른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창군의회의 동의 여부
고창군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은 5년 동안 285억여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민간위탁보다 규모가 크지만, 민간위탁이 고창군의회의 동의를 받는 반면, ‘대행’이라는 이유로 의회동의를 받지 않는다. 각 지자체들은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는 경우도 있고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법제처는 이에 대해 ‘민간위탁’이 아니라 ‘대행’이므로 의회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등은 의회동의를 받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들은 조례에 ‘대행’의 의회동의를 명시하기도 한다.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 재연장 위법성 여부
환경부의 ‘공공하수도시설 관리업무 대행지침’에 따르면, “성과평가 결과를 고려해 5년의 범위에서 이를 갱신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지침에 따라 고창군도 기존업체와 연장계약을 맺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침에 대한 불법성 여부가 제기되고 있으며, 환경부는 최근 (이와 유사한 경우에 대해)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0년 7월14일 발표한, 감사원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무’를 감사한 자료에 따르면(이는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과 같은 ‘대행’업무이다),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계약기간 연장은 수의계약의 실질을 갖고 있어, 상위법령인 지방계약법 시행령의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일반입찰에 의한 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지방계약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져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다른 법령에 대행의 대상이 되는 사업과 그 사업을 대행할 수 있는 자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경우에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근거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데, 폐기물처리업자는 한국환경공단 등과는 다르게 대행할 수 있는 기관명칭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환경부는 이러한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했다고 한다.
공공하수도시설 대행업자도 기관명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고창군은 기존 대행업자와 연장계약할 경우, 이는 수의계약에 해당하므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 시, 인건비 준수 여부
고창군은 지난 4월10일 1687만원을 들여 ‘공공하수처리시설(통합) 관리대행에 따른 원가산정 용역’을 완료한 바 있다. 그런데 관련법률과 ‘공공하수도시설 관리업무 대행지침’(이하 대행지침)에 따른 ‘원가산정 용역’(관리대행대가)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고창군은 ‘공공하수도 관리대행대가를 따르지 않아도 되며, 대행업자 마음대로 인건비를 책정해 노동자와 근로계약을 채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첫째, 환경부 대행지침에는 “관리대행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인건비 단가 적용은 엔지니어링기술부문별 기술자 노임단가를 적용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관리대행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므로, 이에 따라 작성된 고창군의 ‘관리대행대가’를 어느 정도 강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강제할 여지가 없다면, 다른 용역계약의 경우 필요하지 않은 ‘원가산정 용역’을 굳이 세금을 들여 할 필요가 있는 걸까?
둘째, 유사한 대행업무를 감사한 자료를 대입해 보면, 2020년 7월14일 발표한, 감사원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무’를 감사한 자료에 따르면,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자의 무기계약직 전환기준」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 제3장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지침’(이하 “보호지침”)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의 예정가격 산정 시 환경미화원의 임금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위한 원가계산 산정방법에 대한 규정’(환경부 고시)에 따르도록 되어있고, 보호지침에 따르면 ‘용역업체는 예정가격 산정 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사항을 명시하는 동시에, 용역업체가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첨부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용역업체가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사항 및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준수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은 “불이행 시 계약해지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지침에는 “단순노무용역 이외 업무 외주시에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외주근로자의 고용 및 근로조건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관리대행’은 일반적인 용역계약과 달리 해당 법률과 시행령, 지침 등이 보다 꼼꼼하고 엄격하게 갖춰져 있다. 일반적인 용역계약은 예정가격의 세부내역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관리대행’의 경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무’처럼 “예정가격 산정 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한다”를 준수해야 할 가능성도 높다.
고창군에 따르면,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업무를 민간에게 위탁하는 이유로, “관내 운영중인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대해 민간경영기법 도입에 따른 재정 경감, 우수 전문기술 도입으로 운영의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는 것”을 들고 있다. 수의계약을 통한 기존업체와의 연장계약, 고창군의 원가산정 용역에 따른 인건비 미준수(노조 주장)를 통해, 관리대행의 목적은 달성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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