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성희롱 등의 이유로 제명…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당 윤리심판원 회의 결과 / 당원 박모씨·이모씨도 제명…조민규 군의원은 기각…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재심 가능 / 최인규 의장, “합당한 근거없다”며 불복…김미란 의원과 박모씨·이모씨 도당결정 수용 / 성희롱 문건, 2017년 경 최인규 의장이 당시 김미란씨에게 군청사업을 1건 준 뒤 작성돼 / 최인규 의장, “부정청탁은 혐의없음 종결, 성희롱 문건은 백지에 서명만 한 것일 뿐” / 최인규 의장, “매장시키기 위한 시나리오…다음 선거에서 불출마 또는 낙선시킬 의도로 추정” / 김미란 의원, “본인을 이용해 최 의장을 내려 앉히려다, 본인이 반응하지 않자 같이 보내는 것” / 민주당 전북도당 “자체 조사를 통해 부정청탁·성희롱 의혹에 관한 확인작업을 거쳤다” / 최 의장이 중앙당에 재심 청구하면 보통 60일 내 결정…중앙당 결정에 따라 새로운 국면
| | | ↑↑ 11월10일 최인규 고창군의장이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 주간해피데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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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당이 고창군의회 최인규 의장과 김미란 의원, 고창지역 당원인 이모씨와 박모씨를 제명했다. ‘제명’이란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시키는 처분이다.
전북도당(위원장 김성주 국회의원)은 11월4일 16시 윤리심판원을 열고, 고창군의회 최인규·조민규·김미란 의원, 당원 이모씨와 박모씨에 대한 징계여부를 심의한 결과, 조민규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제명시켰다. 김미란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탈당이 아니라 제명이므로 의원직은 유지된다.
전북도당에 따르면, 최인규 의원은 부정청탁과 성희롱 등으로 인한 윤리규범 위반, 김미란 의원은 품위유지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윤리규범 및 당규 위반, 이모씨는 성희롱 등으로 인한 윤리규범 위반, 박모씨는 사회상규에 어긋난 행위 등 윤리규범 위반을 사유로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앞으로도 선출직 및 당원·당직자들이 당헌·당규 위반 및 사회적 물의를 일의키는 경우,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하게 징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도당 윤리심판원의 징계결정을 통보받은 당원은 그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통보 후 7일 이내에 중앙당 윤리심판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제명당한 이들의 행보
김미란 의원과 당원 박모·이모씨는 결과적으로 도당의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미란 의원은 언론보도를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당이 버린 것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모씨도 도당 결정을 수용했으며, 박모씨도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규 의장은 제명 사유에 합당한 근거가 없다며, 11월10일 오전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불복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으며, 정읍고창지역위와 도당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각오다. 최 의장은 “집사람도 집사람이지만, 딸들이 고창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성희롱 아빠로 낙인찍힐 수 없다. 죽고싶은 마음이고, 정말 죽기살기”라고 말했다.
최인규 의장의 제명 사유
최인규 의장이 11월10일 공개한 ‘징계의결서’를 보면, “제8대 고창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경선과정에서, 박모씨로 하여금 이모씨에게 일천만원을 건네며, 친동생인 A의원의 지지를 부탁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2018년 3월경 이모씨와 함께 성희롱 메모를 작성한 후 이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김미란에게 문자를 발송하는 성희롱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사건1] 부정청탁
이 사건은 ‘고창군의장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고창군의장 민주당 후보’에는 이봉희·최인규·조민규 의원이 출마했다.
이모씨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기(6월26일) 이틀 전, 박모씨가 천만원을 들고 이모씨를 찾아와, A의원이 최인규 의원을 지지토록 해달라고 청탁했으며, 돈을 받지 않자, 최인규 의원이 의장이 되면 천만원을 더 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박모씨의 사실확인서에는 6백만원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결국 고창경찰서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박모씨는 사회상규에 어긋난 행위 등 윤리규범 위반으로 제명됐고, 도당 윤리심판원은 “박모씨로 하여금 (…) 미수에 그쳤다”고 보고, 최인규 의원을 ‘부정청탁으로 인한 윤리규범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최인규 의원은 이에 대해 “청탁을 한 사실도 없으며,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도 없고, 박모씨는 이 건과 관련 무혐의를 받았으며, 청탁사건을 발설했던 이모씨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저에게 미안함을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모씨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최 의장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했다.
성희롱 문건이 작성된 시점
김미란 의원은 사실확인서에서 4년 전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최인규 의장은 4년 전과 2017년을 혼용하고 있고, 이모씨는 2017년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전북도당 윤리심판원은 2018년 3월이라고 기록했다.
성희롱 문건과 재량사업과의 관계
이 문건과 재량사업이 관계성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최인규 의장은 11월10일 브리핑룸에서 “제가 백지에 서명하기 전, 이모씨의 지인으로 당시 김미란씨를 만나 밥도 먹었다(당시 김미란씨의 남편이 건설업체 운영). 사업을 하니까, 내가 의장으로서 사업을 줄 수 있는지 그걸 타진한 거 아닌가. 그 때만 해도 조그만 거 하나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에, 제가 하나 줬다”고 말했다. 성희롱 문건은 그 이후 작성됐다고 한다.
[사건2] 성희롱 문건
각각이 주장하는 시점은 다르지만, 김미란 의원의 사실확인서(11월9일자)를 보면, “4년 전 이모씨로부터 최인규 의장의 서명이 포함된 메모를 찍은 사진을 휴대폰으로 받았다. 그 메모 사진에는 성과 관련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최인규 의장은 브리핑룸에서 “(고창군의장 민주당 후보 선출과정에서) 김미란 의원이 윤준병 위원장을 만났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문건의 내용을 읽고, 최인규 의원은 절대로 의장이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서로 교감이 오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자신이 문건의 내용을 작성한 후 최인규 의장이 서명을 했으며, 이후 당시 김미란씨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이 문건에는 “성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이모씨와 최인규 의장은 윤리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최인규 의장은 브리핑룸에서 “가까운 이모씨로부터 아무것도 없는 백지의 메모지에 저의 서명을 부탁받아 용도를 물었더니, 별일 아니고 그냥 가벼운 장난 한번 할 것이라 말하기에 무심코 서명해 준 적이 있었다”며 “현재까지도 그 문건의 내용을 모른다”고 답변했다. 최 의장에 따르면, 20여일 전 김미란 의원에게 문건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김미란 의원은 “없어졌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김미란 의원의 사실확인서를 보면, 그동안 김미란 의원은 최인규 의장의 서명이 있었기에 당연히 내용도 최인규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6월경에 내용은 이모씨가 작성하고 서명만 최인규 의장이 한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최인규 의장은 백지에 서명을 했다, 이모씨는 내용작성 후 서명을 했다며 서로 주장이 다르고, 밝혀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사건3] 성희롱 문건과 관련된 회유·압박 등
김미란 의원에 따르면 4년 전인 이 성희롱 문건은 2020년 고창군의장 선출과정에 다시 나타났다. 최인규 의원에 따르면, 김미란 의원이 윤준병 국회의원에게 이 문건을 보여줬다고 하며,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문건과 관련해 A의원과 B의원에게 회유·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조민규 의원의 경우, 김미란 의원이 성희롱 문건을 조민규 의원에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하여, 조민규 의원은 ‘성희롱 문건과 관련된 회유·압박 건’과의 관계성이 없어져 징계가 기각됐다. 김미란 의원의 경우 이 사안과의 관계성이 유지됐으며, 지역위원회 관련 비위사실 등을 알아보고 다닌 점 등도 “품위유지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윤리규범 및 당규 위반”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의 소명기회 박탈
최인규 의장건과 관련, 도당에서는 고창군의회에서 1시간 반 정도 조사를 했으며, 최인규 의장은 충분히 소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리심판원이 열리는 11월4일 오후4시 소명을 위해 다시 도당을 찾았고, 최 의장에 따르면 “윤리심판원에서 다른 안건부터 처리해야 되니 20분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기다리다보니 1시간20분이 지나갔다. 그래서 다시 부탁을 하니, 돌아오는 답변은 ‘바쁘면 가라’는 것이었다. 도당 한가운데서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 계속 오는 전화를 처리하기 위해 2~30분간 밖에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도당에 올라갔더니, 윤리심판원은 끝나버렸고, 관계자는 왜 끝까지 기다리지 않았느냐, 공천받을 땐 몇 시간도 기다리지 않느냐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소명기회가 박탈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분명한 사유가 있어 제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명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지역위원회와 도당의 공작인가?
김미란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11월9일자)에서 “본인이 (성희롱이) 아니라고 하는데 자꾸 (당에서) ‘맞다’라고 하면서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최인규 의장을 제명시키기 위해 (당이) 본인을 거론하는 중이며, 자신들이 밝히지는 않으면서 자꾸 본인보고 밝히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을 이용해 최인규 의장을 내려 앉히려고 했다가, 본인이 반응하지 않자 지금 같이 보내는 것(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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