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고창시민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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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0일입니다. 하루 최대 77만 마리 닭을 도축하고 회사도 도계업을 한다고 하는데도, 군청담당과장은 지역 라디오 생방송에서 닭도축업이 아닌 닭가공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천 명이 반대서명을 하고, 반대대책위를 비롯하여 여러 시민단체와 군민a들이 집회참여를 하고 반대현수막을 걸고, 아침저녁으로 1인 시위를 해도 소수만 반대한다고 합니다.
부안군에 있는 자회사 참프레공장에 대부분의 사무직 직원들은 타 지역에서 출퇴근하고, 생산직도 업무가 힘들어 부안군에서 절반밖에 구하지 못해서 타 지역 인력이나 외국인노동자를 간접 고용하는데도 고용효과·인구유입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부안군의 공장은 작년 12월까지도 악취가 기준치를 초과하여 과징금을 물었습니다. 전북지방환경청 담당주무관이 세 번이나 군청직원에게 도축으로 인한 산업단지 오폐수처리는 업체에 맞기지 말고 직접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전했다는데도, 환경청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고창군청은 주민설명이나 동의절차 없이 업체와 투자협약을 체결·발표하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반대가 있었음에도 작년 12월 입주계약을 체결해 버렸습니다. 입주계약 체결은 공장설립승인과 동일한 효과를 가집니다. 업체직원도 작년 12월부터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동우팜투테이블이 고창산업단지에 입주하려면 법으로 정한 기존 관리계획을 변경해야합니다. 세 배나 많은 용수사용과 오폐수 배출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악취발생 저감에 대한 기술검증도 해야 합니다. 주민 의견 수렴도 필요하고요. 환경청이 협의하고 검토해야 가능합니다. 고창군청은 이런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법과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주민반대가 거세지고 환경청에서 사업진행이 막히자, 뜬금없이 공장건설을 전제로 하는 설계단계부터 전문가와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검증단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군청과 업체의 주장만을 강요받게 될 자리가 무슨 공론화이며, 기술적 지식이 없는 주민대표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최소한의 절차도 생략하던 군청이 법적기준치보다 강력한 자체기준을 마련하고, 업체가 따르도록 한다고 하면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최근에는 고창군이장단연합회가 동우팜 입주를 찬성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장단연합회는 읍면 이장단협의회장들의 모임입니다. 지역의 이장들과 협의도 없이, 고창읍과 고수면 이장협의회장은 참석도 안 했는데 준비된 성명서를 읽었습니다. 읍면지역의 이장들과 논의와 결정 없이 이장단연합회원 일동이란 이름을 걸었습니다. 명백한 월권이고 이장이란 이름에 먹칠한 행위입니다.
저도 이장입니다. 이장은 월 30만원을 받고 면사무소와 농협의 심부름을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마을을 대표해서 행정과 협력하여, 주민들을 위해서 편익을 도모하고 마을의 안전과 안정된 생활을 위한 활동을 합니다.
이장은 먼저 사업이 주민들의 이해와 부합되는지를 고려해야합니다. 그래서 혐오시설 같은 생활환경에 피해를 주는 업체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일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군청의 사업이라도 주민에게 이로운지를 살피고, 그렇지 않다면 마을의 대표로서 협의하고 시정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군청의 지시를 따르고, 군청 편에 서는 행동을 하면 안 됩니다. 과거 부안면 이장들은 태흥축산이 소요산에 대형 돈사를 지으려던 걸 앞장서서 반대했습니다.
2월23일에는 고창군주민자치협의회원 일동이란 이름으로 동우팜의 입주를 찬성하는 입장문을 읍면의 지역회원들과 협의와 결정도 없이 읍면 대표들만 모여서 결정해 버렸습니다. 주민자치란 이름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왜 소수의 몇몇이 모여서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중요한 문제에 함부로 성명서를 발표합니까? 그것도 군수와 군행정의 논리로 말이죠. 현 시대에 희생을 강요하는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보통 군청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단체를 관변단체라고 합니다. 자기의 직함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심각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디선가 위의 두 단체와 같은 역할을 준비하는 단체장이 있다면 그만 접으시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립니다.
생활환경을 지키려는 행동을 님비 또는 이기주의라고 폄하하면 안 됩니다. 존중해주고 우호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더욱이나 우리 고창의 주민들끼리는 갈등과 비난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고창군청도 더 이상 군민을 위해 써야 할 혈세를, 업체 홍보와 주장을 대변하는 홍보물과 영상제작에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행정직원들의 업무시간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민운동은 사전적 의미로, ‘시민들이 자발적. 자율적인 집단행위로서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는 특정 대안을 제시하거나, 공익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되는 정책, 제도 관행 등을 제거하도록 다른 시민들을 계몽하고 관계기관에 자극과 압력을 행사하는 활동’이라고 합니다. 군수와 군청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로 닭도축업체의 고창산업단지 유치를 추진했습니다.
이제는 반대와 찬성으로 갈라 쳐 주민간의 분열과 갈등조장을 하는 것으로 의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주민을 무시하고 권력을 남용한 자들의 결과를 우리는 많이 봐 왔습니다. 자기가 앉아있는 자리가 영원하지 않습니다. 닭도축공장을 막아내는 싸움은 공공을 위해서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는 숭고한 싸움입니다. 지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의로운 싸움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악취환경에서 구하려는 어버이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싸움방식은 합리적인 주장과 평화로운 촛불입니다. 군민이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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