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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청은 동우팜 사태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12일(월) 11:5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고창인문학강의 입장문>


고수 산단 동우팜 사태, 우리 지역 공동의 과제

우리 지역사회는 작년부터 동우팜투테이블(이하 동우팜)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고창군청은 일자리 창출, 세수확대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주민의 의사는 무시한 채 동우팜과 입주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이 기업의 입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악취, 오폐수와 공업용수 등의 영향·피해를 우려한 고수면·고창읍 다수의 주민들을 비롯해, 심원·해리 등의 바닷가 어촌계 주민들까지 심각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고창인문학강의는 10년 전 소외되어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지연이나 학연보다 합리적인 것이 더 존중받고 서로 격려하는 고창지역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인 고창 주민 모임으로, 매년 농한기인 여름·겨울에 몇 꼭지의 연속강좌를 개설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고창인문학강의는 동우팜 사태에서 발생한 여러 논란을 지켜보며, 이 사안이 고창지역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가야 할 공동의 과제라고 여겨져 수차례의 회의 끝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코자 한다.

 

동우팜 사태에서, 민주주의의 토대인 절차적 과정은 지켜졌나?

이번 동우팜 사태에서 고창군청은 고수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의적·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작년 봄 고수면민들의 의사를 임의적으로 왜곡한 찬성 현수막 게시후 곧바로 철거한 사실뿐만 아니라, 작년 1215일 동우팜과 고창군청이 입주계약을 맺었는데, 이날 고창군청이 보여준 전후 상황은 참으로 안타까운 과정이었다. 입주계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한 다수의 고수산단 비대위분들이 당일 아침 일찍부터 군수 면담을 하러 찾아왔고, 군청 1층 현관에서 공무원들에게 가로막히자 항의 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군수면담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자 오후 3~4시경 농성을 푼 뒤 다음 날 아침 다시 방문할 계획으로 돌아갔다는데, 이날 고창군수는 동우팜과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당일의 전후 사정을 뻔히 알고 있을 터인데, 지역주민들의 면담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외면하면서 동우팜과 입주계약을 체결할 수 있나? 고창군수가 당선 이후 고창군정의 핵심 모토로 내세웠던 평이근민(平易近民, 편안한 행정으로 군민과 더욱 가까워진다)’은 잘 보이지 않는 처신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수면 인근지역 마을, 고수면이장단협의회 등 대다수의 고수면민들은 동우팜 유치를 지금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동우팜 유치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만 했던 고수 주민 의사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적·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동우팜 사태와 관련하여, 기본적인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었나?

다수의 지역주민들에게 영향·피해를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한다면, 이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추진 여부를 협의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서 공개되어야 할 기본적인 정보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세금인 지방채까지 발행하며 어렵게 조성한 고수산단에 고창군청이 여러 기업들과 입주계약을 맺었고 또 맺어갈텐데, 논란이 되고 있는 동우팜과는 어떤 내용, 어떤 조건으로 고창군청이 입주계약을 체결했는지?’, 그것을 제대로 알아야 지역주민들이 해당 사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민주적인 행정이다. 고수산단 비대위를 비롯한 고창군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지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려면, ‘입주계약서등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

 

다수를 핑계삼아, 고수면민 등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동우팜이 유치된다면 고수 등 관련 지역 주민들은 악취와 오폐수, 지가하락 등의 영향·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창군청은 상대적으로 영향·피해가 없는 타읍·면의 일부 주민을 앞세워 불확실한 일자리 창출, 세수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영향·피해 주민들에게 가만히 있어라’ ‘감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렇지만 입장바꿔 생각해보자.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고통이나 불행 그리고 재산상의 피해를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누대에 걸친 삶과 생활의 터전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이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인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이다.

이해 관계가 희박한 다수의 이름을 핑계삼아, 절박한 이해 당사자인 고수면민 등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동우팜 기업유치만이 고창발전의 미래인가?

대부분의 시·군들은 흔히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방향의 노력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해왔다.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고창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1조 몇천억원이 투자될거라고 큰 소리쳤던 성송 골프산업클러스터 사업, 수십 년간 논란을 겪은 석정지구 개발 등을 생각해보자. 10년 전 성송 골프산업클러스터 사업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석정지구 개발은 숱한 논란 끝에 개발되어졌다. 기업유치의 성공과 실패는 긴 시간을 놓고 보면 일상다반사이지 않은가?

동우팜 유치만이 고창발전의 유일한 방법인가? 고수면민 등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 악취·오폐수 등의 민원과 환경논란, 지역주민 간 논쟁 유발 등 이미 상처투성이. 이번 동우팜 사태에서 이미 발생했고, 또 발생할 숱한 사회적 손실(민주주의 훼손, 고수 주민 농성과 소송, 대응하기 위한 행정력·예산 낭비 등)’ 역시 고려해야 한다.

방치된 고수산단에 좋은 기업을 유치하려는 고창군청의 노력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하지만, 고창군민을 분열시키고, 지역 내 논쟁이 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면 주민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이 21세기 민주적인 행정에 걸맞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여론을 왜곡하고, 주민들을 편가르기 해서는 안 된다!

동우팜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사표현은 자유롭게 개진되어야 하고, 군민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한 현수막 게시 등과 같은 표현행위는 주권자인 주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고창군청은 우리를 비롯해 여러 단체가 내걸었던 닭공장 유치 반대 현수막은 붙이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떼어버리고, 심지어 공식 게시대 부착마저도 제한하고 있다. 주민들의 입과 눈, 귀를 막아버리려는 이와 같은 행위는 철 지난 군사 정권 시절에서나 볼 수 있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다. 고창군청은 국민이자 주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고 보장해야 한다.

최근 동우팜 유치 반대 여론이 확산되어가자, 고창군청은 유치 찬성을 지역주민들에게 유도하기 위해, 이장회의 등 주요 행사 시 동영상 상영, 일부 단체들을 앞세워 입장문 발표, 소책자 배포, 군정소식지 활용, 유인물 배포 등을 전개하고 있는데, 다수의 주민들은 고창의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

고창군수와 고창군청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민심의 흐름을 조작하거나 역행하려 들지 말고, 스스로가 강조했던 것처럼 민심을 받들어 평이근민(平易近民)’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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