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성송면 계당리의 신규(확장) 석산개발을 반대하는 석산개발반대추진위는 8월26일부터 현재까지 고창군청 앞에서 1인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추진위는 인근 계당리 주민들과 성송면 청년회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11월25일 전북지방환경청에 직접 찾아가 진정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세영개발의 신규(확장) 석산개발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중이며,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등 주민의견 수렴을 거치고, 앞으로 초안을 보완한 본안 제출을 앞두고 있다.
추진위는 “1991년 최초 석산허가 이래, 인근주민들은 석산으로부터 30년 동안 고통을 받아왔다. 분진과 소음, 난폭한 트럭, 폭파와 진동 등 평범해야 할 일상이 상시적인 위험에 노출돼 왔다”면서, “이로 인한 불안과 긴장, 건강상 문제와 건물의 훼손 등 그야말로 트라우마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석산허가가 만료되는 2022년 5월만을 기다려 왔다”면서, “석산업체는 잘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서, 도리에 기존 허가면적 4배, 채석량 10배에 달하는 토석채취를 한다며 주민들의 가슴을 집채만한 바위로 짓누르고 있다. 이제는 정말 주민의 생존과 업체의 이윤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환경청이 부동의해야 하는 이유로 크게 4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신규석산과 계당마을의 인접에 따른 정주환경과 주민건강의 명백한 피해다. 신규개발지역과 계당마을과의 거리는 160미터, 신용마을과는 560미터, 선동마을과는 955미터, 주요 정온시설인 고창남중과는 985미터, 운선암과는 175미터, 초산저수지·계당저수지와는 100미터 떨어져 있다. 산지관리법에는 토석채취로 인하여 생활환경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규정하고 있고, 가옥·종교시설로부터 300미터 이내는 명백히 생활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 등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경우, 주민 전원의 동의권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로 갈음되고 있다.
추진위는 “계당마을과 운선암은 법적 영향지역(300미터)보다 절반의 이격거리밖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 “분진, 소음, 진동, 폭파 등으로 인한 생활·정주환경의 피해는 명백하며, 개발지와 5백여미터 이격되었을 때도 아기를 둔 가정들이 이사를 가는 등 그야말로 살 수 없는 마을이 되어갔는데, 진동과 소음 피해는 가까워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이 고통과 피해는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다”고 호소했다.
둘째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불법성이다. 세영개발이 작성한 ‘고창 세영개발(주) 석산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항목 등의 결정내용 공개’를 지난 2020년 5월 고창군청 홈페이지 등에 공고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위원에 계당마을·신용마을·선동마을 이장과 시민단체 대표가 들어가 있지만, 이를 확인한 결과 세 명 모두 이장이 아니었으며, 시민단체는 대표는 법적 구성원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추진위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민단체에서 추천하는 민간전문가’가 위원이 되어야 하지만, 해당 협의회의 시민단체 대표의 경우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바도 없으며 민간전문가도 아니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 대해, 한강환경청이 환경부에 질의한 결과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규정된 방법이나 절차를 이행할 경우에만 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결정이 유효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한다.
추진위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업체에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항목·범위 등’을 결정한다. 그렇데 해당 협의회는 주민대표와 시민단체 추천 민간전문가 모두 잘못되었다”면서, “이는 주민대표와 시민단체 추천 민간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주민 등의 의사가 반영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며, 협의회의 심의·결정이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불법·부실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토석채취 제한지역과 관련돼 있다. 신규개발지는 운선암과 175미터 떨어져 있다. 운선암 마애여래상은 2000년 6월23일에 전북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지정됐다. 산지관리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보호구역(보호구역이 지정되지 아니한 문화재의 경우에는 그 문화재)과 500미터 이내의 산지는 토석채취 제한지역”이라 했다. 추진위는 “1991년 최초허가의 경우 마애여래상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2000년에 문화재로 지정됐으므로 신규석산의 개발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초산저수지·계당저수지와 신규개발지는 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산지관리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저수지와 100미터 이내의 산지는 토석채취 제한지역”이라 했다. 추진위는 “신규개발지는 초산저수지·계당저수지와 100미터 근방”이라며, “초산저수지·계당저수지의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넷째, 고창남중학교의 교육환경과 등·하교 시 중대명백한 피해다. 추진위는 “남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 중 동생이 있는 학생들은 동생들에게 고창남중으로 진학하는 것을 말린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등·하교시 학생들은 난폭한 대형트럭의 상시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고창남중과 신규개발지는 1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 폭파를 하면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고, 상시적인 소음과 분진 등으로 인해 아이들은 상시적인 스트레스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유무형의 불안상태와 건강피해가 초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달했다.
이외에도 추진위는 “같은 업체에서 석산과 같은 부지에 운영하고 있는 아스콘 공장은 인근주민의 피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그동안 전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벙커씨유를 사용하며 미세먼지·황산화물 등을 배출했고, 발암성물질인 벤조에이피렌 등도 배출했으며, 이는 석산의 분진과 결합·축적되면서 인근주민의 건강에 결정적인 피해를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 조사가 끼워 맞추기식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법적 영향지역(300미터)의 절반정도인 160미터밖에 이격되지 않는 계당마을에 대한 결과수치들이 허용기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사전반에 걸쳐 배출량과 피해정도를 축소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전 사무처장인 이정현 활동가는 ‘세영개발 신규석산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서 “대기질 모델링, 현황농도, 평균수치, 흡수원, 토사유출량 등”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추진위는 “더이상 석산과 함께 살아갈 수 없다”며, “환경청은 ‘세영개발 신규석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부동의’ 할 것을 간곡히 청원한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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