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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청사에는 “고창군 삶의 만족도, 2년 연속 전북 1위”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지만 고창군이 자랑스럽게 홍보하던 이 사회조사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또한 고창군의 해당 사회조사가 오염됐다고 전북도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창군은 이를 무시하고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오염된 통계를 홍보했으며, 유기상 군수는 이를 군의회에 성과로 보고하고 출마선언에까지 민선7기 성과로 제시한 바 있다.
본지는 작년 5월 ‘통계가 미쳤다’는 기사를 통해, 고창군의 ‘2020년도 사회조사’가 조작·오염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한 바 있다. ‘2019년 사회조사’에 비해 고창군만 모든 지표가 급격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 조작된 사회조사에 따르면, 고창군의 각종 만족도는 전북에서는 물론 전국에서도 독보적인 1등이었다. (고창군은 왜 ‘전북 1등’이라고만 홍보하고 ‘전국 1등’이라고 홍보하지 않았을까? 전국적 이슈가 되면 자칫 조작된 것이 드러날 것이 불안했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고창군은 멈추지 않았다. ‘2021년 사회조사’에서도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작년 8월경에 부임한 전북도 담당자는 ‘고창군 사회조사’ 통계를 보고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했다. 다른 시·군의 통계와는 달라도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4월까지 각 시·군에서 방문조사를 하고, 5~7월까지 용역기관에서 분석한 자료를 넘겨받은 담당자는, 처음에는 ‘분석’이 잘못된 줄 알았다. 그래서 고창군 담당자에게 먼저 확인하지 않고, 용역기관에 “고창군 자료가 말이 안 되는데 ‘분석’이 제대로 된 건지 다시 한 번 봐 달라”고 했고, 용역기관은 ‘분석’에는 오류가 없다고 했다. 통계청과 교차검증도 했는데, 통계청도 ‘분석’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2020년 사회조사’도 찾아보니 고창군 자료만 똑같이 잘못돼 있었다. 고창군 자료만 2년 연속 잘못 분석할 수는 없으므로, 이는 고창군 차원의 ‘조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고창군 사회조사의 모든 만족도 항목에서, ‘보통’은 극도로 낮았고 ‘만족’은 월등히 높았다. 다른 시군은 ‘보통’이 평균 30퍼센트 정도였지만, 고창군은 대부분 1퍼센트를 넘지 않았다. 0퍼센트로 ‘보통’을 한 명도 안 찍은 경우도 있었다. (물론 2019년까지는 다른 시·군처럼 평균 30퍼센트 정도였다.)
‘보통’을 찍지 말라고 요구하거나 유도하지 않고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 ‘보통’을 못 찍게 하니 당연히 ‘만족’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평균 30퍼센트 모두가 ‘불만족’을 찍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를 조사자 중 일부의 일탈로 볼 수도 없다. 왜냐하면 ‘보통’이 1퍼센트 미만으로 나오려면, 고창군 조사자 모두가 ‘보통’을 찍지 않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사자 모두가 이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조사자들이 이 조작에 합의하거나, 누군가가 이 조작을 지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도 담당자는 고창군 담당자에게 “‘보통’이 이렇게 나온 이유”고 물었고, 고창군 담당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보통’이 이렇게 안 나올 수가 없으므로, 조사자들을 교육할 때 ‘보통’을 찍는 것을 지양해 달라고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래서 전북도 담당자는 “‘보통’에 해당할 경우 ‘보통’을 그냥 찍도록 하고, ‘보통’이 아닌 다른 답변으로 유도하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전북도와 시·군 담당자들이 모이는 최종보고회에서, “특정 시군에서 ‘보통’이 없는 사례가 발견됐는데, 다음 사회조사에서는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자들을 교육할 때 주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창군 담당자는 “조사자들과의 의사소통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유효한 자료만 홍보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고창군 사회조사가 오염됐다는 사실이 담당자들 사이에서 공유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창군은 올해 2월 “[행복도시 고창] 고창군민 삶 만족도, 2년 연속 전북 1위”라는 보도자료를 냈고, 3월에는 “[기획] 데이터로 증명하는 ‘행복도시’ 고창군” 등 실체가 없는 홍보를 계속 내보냈다.
“고창군의 교육만족도는 54.4%로 전라북도 평균 27.6%의 2배가 넘는다”, “녹지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83.9%로 전북도 평균(50%)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여가시설 만족도 역시 47.5%로 도 평균 17.1%를 크게 앞질렀다”, “‘사회안전 인식도’ 역시 고창군은 79.8%(도 평균 31.4%)로 지역사회 안전도를 높이 평가했다”, “고창군민이 체감하는 일자리 충분도는 50.3%(도 평균 11.8%)로 나타났다. 또 일·소득·근로시간·근무환경 등을 고려한 전반적인 일자리만족도 역시 80.4%에 달하며 도 평균 33%를 2배 이상 앞섰다”고 홍보했다.
고창군이여, (오염된 사회조사에 의하면) ‘전북’ 1등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전국’ 단독 1등이며, 전국 어디보다도 2~3배 앞서는데 무슨 홍보를 이 따위로 하는가? 고창군 사회조사는 사기고 조작이다. 고창군의 기획과 관리 하에, ‘보통’은 1퍼센트 미만만 찍었고, 줄어든 ‘보통’만큼 ‘만족’은 높아지며, 다른 시군을 2배 이상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고창군의 소득 최하위 비율이 가장 높았고, 소득 최상위 비율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일자리 만족도는 80.4퍼센트로 전북 평균(33퍼센트)을 2배 이상 앞서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듣다듣다 지자체에서 일반통계까지 조작한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 고창군의 2020년·2021년 사회조사 통계는 조작·오염된 통계이며, 앞으로 이 통계의 통용은 불가하다. 따라서 고창군·전북도·통계청은 ‘고창군 2020년·2021년 사회조사가 조작·오염됐음’을 공표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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