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진섭 정읍시장이 1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리고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이 각각 혐의를 인정 또는 부인하는 등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유진섭 정읍시장 등은 6월15일 14시30분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이영호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첫 공판에 섰다.
검찰에 따르면, 유 시장은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5월 선거자금이 부족해지자, 은모씨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은씨가 마련한 정치자금이 유 시장의 최측근인 김모씨를 통해 유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은씨와 김씨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함께 기소됐다.
또한 유 시장은 행정보조 공무직 채용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지인의 자녀를 채용하도록 부하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시장은 선거유세를 한 지인의 자녀를 채용하기로 마음먹고, 유 시장의 지시에 따라, 당시 노모 비서실장과 서모 총무과장이 인사담당 공무원들에게 순차적으로 지시하여 지인의 자녀를 채용했다는 것이다(노 실장과 서 과장도 함께 기소됐다). 유 시장은 서 과장에게 특정인을 위한 공무직 자리를 확보하라고 지시하고, 서 과장은 영원면사무소에서 공무직을 채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유 시장과 노 실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자, 노 실장이 유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인적사항이 적힌 쪽지를 전달했으며, 이후 이 인적사항은 순차적으로 전달됐으며, 해당 지인의 자녀가 최초 채용계획서에 따를 경우 합격할 수 없게 되자, 이를 변경함으로써 최종합격자로 선정됐다고 한다. 즉,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직권을 남용해, 영원면사무소 공무직 채용업무에 대해 영원면장과 총무팀장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다.
법정에서 유 시장 변호인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고인(유 시장)은 이 사건의 공동 피고인들(은씨·김씨)과 공모하지 않았을뿐더러 선거자금 명목으로 돈을 주고받은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고 변론했다. 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시(청) 공무원들과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공무직 근로자 자리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 시장 역시 “변호인 의견과 같으냐”는 재판부 질문에 “의견이 같다”고 짧게 답변했다.
유 시장의 혐의와 직접적인 연결고리에 있는 김모씨는 “돈은 받았으나 공모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유 시장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하지만, 은모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또한 유 시장의 채용지시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당시 서 실장 또한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유 시장은 ‘꼬리 자르기’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게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사실과 다르므로 재판 과정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7월13일(수) 15시 증인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유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8회 지방선거 정읍시장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전북 공심위 심의를 통해 후보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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