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출신 고성규 경희대 한의대 교수(55·재인알앤피 대표)가 한의사·한의학계에서 최초로 지난 3월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의학한림원) 정회원에 선출되며 의료계에서 꾸준한 화제가 되고 있다. 고 교수는 전북 출신 학계·의료계 인사로서는 드물게 전국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한의학계와 한의사들의 위상을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정회원 선출이 이슈로 떠오른 배경은, 한의학계·한의사로는 최초이기도 하지만, 의학한림원은 일반적인 직능단체와는 그 성격과 위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004년에 설립된 의학한림원은 의학 분야에서 석학으로 인정받아야만 정회원으로 선출될 수 있다. 심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술적인 업적이며, 국내에선 유독 한의학계에 그 문턱이 높았다. 그동안 한의학계를 제외한 의료계의 반발로 한의학계 인사가 의학한림원 정회원이 되는 것이 무산돼 왔다.
의학한림원은 의료계에선 정회원 활동 자체가 영예로 여겨질 정도로 그 권위가 매우 높은 단체다. 의학한림원은 의학 및 의학 관련 분야에서 학술 연구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해당 분야에서 학술적 발전에 현저한 업적을 입증한 의료인만을 정회원으로 선출한다. 정회원의 활동 기간은 5년이며, 올해 선출된 30명을 포함하면 현재 총 450여명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 한의학계 인사는 올해 선출된 고 교수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신병철 교수 단 2명 뿐이다.
고성규 교수는 한의학계에선 이미 유명한 예방한의학 권위자로 한의학 분야에서 정밀진료 확대, 국제적 교류 확대를 선도해 왔으며, 한의약 공공보건사업 등을 정부와 추진하며 한의학의 위상과 신뢰를 높이는데 헌신해왔다. 정부기관인 복지부·식약처·보건산업진흥원·보건의료원·의약품안전관리원 등의 활동, 특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 생명의료분야 위원으로 국가예산 등을 검토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 지정센터인 경희대동서의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발한 국제활동 등도 하고 있다. 그는 한의학을 넘어 2009년에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해, 한방과 양방을 결합한 통합의학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주최한 한의학 및 통합의학 표준제정실무회의 한국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고성규 교수는 ‘재인알앤피’라는 기업을 설립해 항암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한약·의학의 장점을 모은 천연물질 항암제를 개발해,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암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의 효과를 높이면서,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을 신약 등을 통해 규현하겠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암 환자에게 단순 생명 연장이 아닌 인간의 삶다운 삶을 지속하는 기간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
정이 많고 호방한 그는 고향 후배들을 각별하게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전북인들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전북 사람들과 소통하며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정착한 지 오래지만, 항상 동향 사람들을 보면 반갑고 애틋한 마음이 듭니다. 요즘에는 특히 많은 전북 출신 선·후배들이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뿌듯한 일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고향의 정과 추억을 잊지 않고, 여전히 많은 전북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첫 한의사 출신의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습니다. 개인적으론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한의학이 학술분야에 있어서도 늦었지만 하나의 중요한 학술분야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한의학계와 고향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의학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한편, 고창군 흥덕면 송암리 태생인 고성규 교수는 전주고와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연세대 보건학 석사와 서울대 의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주요 경력으로는 텍사스대 앤더슨 암센터 초빙교수, 대한예방한의학회 회장, 경희의료원 의과학연구원 동서의학연구소 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생명의료전문위원회 위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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