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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남해안 갯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갯벌 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이하 갯벌보전본부) 설립을 추진하면서 전남과 전북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전북(고창군)은 지리적 강점과 국토균형발전의 당위성을 내세우며 유치에 온힘을 모으고 있다. 고창 유치의 당위성과 전략을 분석해 본다.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는?
지난해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보성·순천 등 서남해안 갯벌 1284제곱킬로미터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2025년에는 인천 강화와 영종도 등이 등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등재된 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갯벌보전본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설립 예산은 32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며, 갯벌보전본부가 선정되지 않은 지역에는 지역방문자센터를 설치한다. 설립 형태와 규모 등을 확정짓기 위해 현재 용역을 진행 중이며, 갯벌보전본부 위치는 광역지자체 단위의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
▲고창갯벌의 특징은?
우리나라 갯벌의 면적은 2489제곱킬로미터이다.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약 2.4퍼센트를 갯벌이 차지한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갯벌’의 갯벌면적은 1284제곱킬로미터이다. 이 중 전남 신안이 1100제곱킬로미터(85.5퍼센트), 충남 서천 68제곱킬러미터(5.3퍼센트), 전남 보성·순천 59제곱킬로미터(4.6퍼센트), 전북 고창 55제곱킬로미터(5.3퍼센트)이다.
고창갯벌은 5개의 갯벌 지역 중 만의 형태를 가진 유일한 갯벌이다. 모래갯벌, 혼합갯벌, 펄갯벌, 바위갯벌 등 모든 갯벌의 형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갯벌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갯벌의 중간에 위치해 철새들의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로 중요성이 아주 크다. 고창갯벌은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저어새 등 수많은 희귀조류와 전세계 1종 1속인 범게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고창갯벌은 새만금 간척 후 철새 정착지 보존 등 갯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어, 국립기관 유치를 통해 생태계 보전에 힘쓰며 모범이 돼야 할 것이다.
▲한국의 갯벌 중심지로서의 ‘고창갯벌’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 후속과제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인천 강화도 갯벌과 태안 가로림만 등 서해안 갯벌이 추가 등재를 준비중에 있다.
서해안 갯벌의 추가 등재가 이뤄질 경우, 고창군은 위치상 한국의 갯벌 가운데에 자리한다. 특히 충남 서천에는 국립생태원 해양생물자원관이, 전남에는 순천만 국가정원이 있지만, 전북에는 생태관련 국립시설이 전무하다.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갯벌보전본부가 유치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65만평의 대규모 부지, ‘완벽히 준비된 고창갯벌’
고창군은 태양광 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67만평 가량의 대규모 염전을 매입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염습지-염전으로 이어지는 국내유일 대규모 부지를 대한민국 생태관광의 핵심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설득력이 생긴다. 시기적으로도 노을대교와 갯벌보전본부를 연계하면 다른 지역보다 서해안 관광시대의 소구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염전에 자리한 각종 소금창고를 비롯한 건축물들은 염부들의 삶의 터전이자 근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진 산업시설로서의 가치가 크다. 국가사업인 갯벌보전본부를 고창갯벌 쪽으로 유치한다면, 고창군은 탐방객들이 한 곳에서 대한민국 갯벌의 생태를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생태복합형 관광리조트를 조성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고창에 찾아오는 매력적인 관광지를 준비하고 있다.
▲고창군·군의회·군민·전북도·정치권 한 목소리
“갯벌세계유산보전본부 고창유치는 전북의 자존심이다.” “아따~ 고창처럼 갯벌 좋은디가 또 어디 있당가?” 갯벌보전본부 고창유치에 전북도 전체가 나섰다. 전북도의 다양하고 청정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생태·자연 관련 국립시설이 전무한 전라북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8월29일 민선8기 첫 전북도·시군 정책협의회에서, 심덕섭 군수는 “전라북도는 풍부한 생태자원을 갖고 있지만 이렇다할 국립시설은 모두 타 지역에 양보해 줬다”며, “이제라도 전북의 몫에 제대로 요구하고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큰 박수로 화답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밝혔다. 이날 김관영 전북지사와 14명의 시장·군수는 갯벌보전본부 전북유치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지난 8월5일 고창갯벌축제 현장에선 고창군어촌계협의회, 고창갯벌축제추진위원회, 심원면이장단협의회, 고창군주민자치위원회 등이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고창유치’ 플래카드를 내걸고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고창군의회도 8월12일 임시회 마지막날,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고창 유치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밖에 전세계 18개국의 세계유산 전문가 30여명이 최근 고창을 찾아 고창갯벌의 보존관리 우수사례를 보고 배우면서 갯벌보전본부 고창유치를 염원하기도 했다. 심덕섭 군수는 “국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바지락을 비롯해 ‘지주식 김’ 등 갯벌이 가진 생태와 주민들의 고유한 문화를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 고창뿐이다”라며, “지방소멸 위기대응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가 고창군에 꼭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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