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부분을 고창군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고창군체육회가 재정운영 등을 방만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창군은 보조금 지원단체인 고창군체육회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벌여 모두 10건의 위법·부당한 사항을 적발했다고 12월1일 밝혔다. 고창군은 민선 체육회의 재정 건전성과 운영 투명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고창군 감사에 따르면, 고창군 A체육회장은 지난 10월 이사회 동의나 상급단체인 전라북도체육회 인준없이 B사무국장을 발령했다. 이후 B사무국장은 1달여 이상 정상적으로 체육회 사무를 보며 근무해 왔다. 하지만 A회장은 갑작스럽게 회장직권으로 B씨의 직무를 정지하고,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공적인 단체의 채용 절차를 무시했다.
또 A체육회장이 대표로 있는 장어 식당을 과도하게 밀어준 사실도 확인됐다. 고창군체육회는 지역을 찾은 엘리트 단체와 전지훈련 종목단체의 만찬 비용 대부분을 A회장의 식당에서 썼다. 지난해 전지훈련 보조금 1820만원 중 1480만원을, 2020년 1188만원 중 680만원을 A회장의 식당에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창군체육회 임원회비도 매해 명절 때마다 읍면 체육회장과 각 종목단체장에게 보내는 선물구입에 쓰였고, 이 역시 A회장의 식당에서 2020년 970만원, 2021년 1400만원, 2022년 현재 900만원이 사용됐다. 체육회 정관상 임원회비는 체육회 운영비나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쓰여야 한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익산에서 열린 도민체전 단복구입 과정에서, 2500만원 상당을 특정업체와 수의계약하고, 수령자 서명도 없이 지급하면서 지방계약법을 어긴 사실도 확인됐다. 현행 수의계약은 2000만원 이하의 물품이나 용역만 해당된다. 이에 더해 고창군체육회는 2021년 도민체전을 준비하면서 8630만원 상당을 33개 종목별 훈련비로 지급했다. 하지만 체육회는 종목별 대표자 개인 통장으로 계좌이체 한 뒤, 이를 어디에 썼는지, 잔액 회수 등 제대로 된 훈련비 정산절차도 없어 전반적인 회계운영 미흡이 확인됐다.
고창군 관계자는 “고창군체육회는 대부분의 예산을 보조금에 의존하는 단체이면서도 관행적으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했고, 위법·부당하게 집행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을 이번 감사에서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고창군은 군민혈세가 투명하고, 올바로 쓰일 수 있도록 체육회 등 보조금 단체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관리·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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