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시내가 수십억대 사기 피해로 충격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추정되는 피해자명 20여명, 친하게 지내던 이웃가게 주인에게 당했다. 경찰은 전형적인 ‘폰지 사기’(다단계 사기 수법)로 보고 용의자를 뒤쫓고 있다. 돈을 떼먹은 사람은 다름아닌 같은 동네에서 아동용품 가게를 운영하던 40대 이모 씨. 친척이 사채업을 한다며 이웃들을 꾀어 높은 이자를 빌미로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정읍경찰서는 최근 이모 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4월3일 밝혔다. 해당 고소장에는 이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6억원을 건넸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 넘게 투자한 이도 있으며, 매일 고수익이 입금돼 의심없이 돈을 맡겼다.
경찰은 앞으로 드러날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5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범죄인 만큼, 전북경찰청으로 사건이 이관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까지 추정되는 사기 금액 규모는 수십억원에 이르며, 연루된 피해자만 해도 20여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씨의 범행에는 이른바 ‘폰지사기’로 알려진 수법이 활용됐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형 금융 사기다. 고수익 지급을 약속해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신뢰를 얻을수록 더 큰 돈을 끌어모은 뒤 특정 시점에는 이를 중단·잠적하는 방식이다. 이 씨는 아동용품 가게를 운영하며 이웃들과 신뢰를 쌓은 뒤 투자금을 쉽게 받아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작은 돈을 투자했지만, 꼬박꼬박 큰 이자가 들어오다보니, 이웃들은 점차 많은 돈을 이씨에게 맡기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씨는 3월29일 피해자들의 돈을 꼭 갚겠다는 편지 한 장만 남겨 놓고 돌연 잠적했다.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한 피해자가 우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피해자들도 고소장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관련 고소장 1건이 접수됐으나, 폰지사기 특성상 피해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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