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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 최적경과대역, 주민 배제된 채 한전안 확정
사전 참관 신청 거부, 비공개 표결과 경찰력 동원, 주민 의사 차단
정읍·고창 대책위, 불공정 절차 규탄하며 도·전국 단위 투쟁 예고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5년 09월 11일(목) 15:4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345킬로볼트 신장성~신정읍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한전이 제출한 최적경과대역이 지난 820일 열린 입지선정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확정됐다. 이에 고창·정읍 주민대책위는 비공개 표결, 경찰력 동원, 주민 배제 등 절차적 불공정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대적인 반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방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는 구호 아래 수도권 중심의 전력 공급체계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뒷산을 깎고 논밭 위를 가로지를 송전탑이 수도권을 위한 전깃줄일 뿐이라며 결사항전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최적경과대역, 한전안 그대로 통과

입지선정위원회는 경과대역을 폭 2~5킬로미터 범위로 설정해 송전선로가 지나는 구역을 확정한다. 9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한전이 제출한 최적경과대역안을 가결해 사실상 노선 윤곽을 굳혔다. 이로써 사업은 송전탑·변전소 위치를 결정하는 최종 입지선정 절차만 남겨 두게 됐다. 대책위는 위원들이 한전 도면을 검증 없이 추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경과대역 확정과정 자체가 주민을 배제한 밀실 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참관 배제, 경찰력 배치, 주민의사 차단

대책위는 그간 입지선정위의 구성과 운영 전반에 대해 비민주성과 폐쇄성을 지적해 왔다. 특히 820일 회의에서는 사전 요청된 주민 참관이 한전에 의해 거부됐고, 항의 주민들을 제지하기 위해 경찰력까지 동원된 가운데 비공개 표결이 강행됐다. 일부 위원은 한전이 짜놓은 판에서 장기판 말처럼 이용됐다는 증언을 남겼다. 대책위는 주민 없는 공청회·비공개 회의로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절차적 불공정과 위원장 편파 운영을 지적했다.

 

주민의 존재를 지운 입지선정위

대책위는 이미 723일 열린 제8차 회의 당시에도 정읍첨단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앞에서 사업 백지화와 백도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한전과 위원회는 주민 요구를 일절 수용하지 않은 채 회의를 강행했고, 결국 경과대역 결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책위는 이를 두고 주민 없는 공청회, 주민 없는 결정이라며 한전이 짜놓은 판에서 들러리로만 활용된 위원회는 당장 해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 중심 전력체계 근본 재검토 요구

고창·정읍 주민들이 이번 사안을 두고 이것은 누구를 위한 전깃줄인가라고 외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345킬로볼트 고압 송전선로는 마을 뒷산을 뚫고 논밭을 가로지르며 지나가지만, 정작 그 전기는 수도권 산업단지를 향해 흐른다.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지방의 일방적 희생 위에 세우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대책위의 입장이다. 주민들은 지방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는 구호에 이러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법 개정 요구와 연대 강화 움직임

대책위는 이번 사태의 구조적 원인으로 전원개발촉진법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등을 지목하며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 법안은 과도한 경제적 유인과 행정 간소화로 주민 갈등을 유발하고,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825일 열린 고창·정읍 대책위 공동회의에서는 입지선정위 재편 논의, 피해지역 간 연대 결의, ·전국 단위 활동 확대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으며, 고창은 공식 출범식과 강연회를, 정읍은 910일 대규모 시민 궐기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주민 배제된 결정, 에너지 정의를 묻다

한전 주도의 경과대역 결정이 끝나자 주민들은 싸움의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을 배제한 입지선정위, 비공개 회의, 경찰력 동원 등 이번 결정 과정은 그 자체로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무엇보다도 전력 수요와 공급을 둘러싼 지역 불균형 문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고창과 정읍의 싸움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정의와 지방자치의 존립 근거를 되묻는 싸움이 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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