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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의회가 2023년 일본 국외연수 과정에서 항공료를 500여만원 높여 편성한 사실이 드러나, 담당 공무원과 여행사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고창경찰서는 9월3일 업무상배임 혐의로 의회 공무원 A씨와 여행사 대표 B씨를 불구속 송치했으며,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이득을 취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전북 공직사회에서는 사실상 의원의 요청으로 연수비가 부풀려지는 상황에서, 직원만 송치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발이 나왔다.
2023년 일본 연수…연수비 500여만원 과다 계상
고창경찰서는 9월3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창군의회 소속 직원 A씨와 여행사 대표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3월 실시된 고창군의회 일본 해외연수 예산편성 과정에서 연수비를 약 500여만원 가량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외연수는 의원 7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9명 등 총 16명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 오사카 일대에서 1인1실 숙박, 고급 식사 일정 등을 포함해 진행됐다. 총 4200여만원이 집행된 가운데, 항공료 부분에서 약 500여만원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전국 243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국외출장 실태를 점검했고, 고창군의회의 항공권 예산이 과도하게 반영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고창경찰서는 사무국 직원과 여행사 간 사전 협의를 통해 항공권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인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 과다 반영된 금액 5백만원은 여행사 측에서 경찰 수사 전 고창군의회에 환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풀린 금액, 여비규정 초과분에 전용
항공료를 500만원가량 부풀렸다는 것은, 세금이 그만큼 더 책정·집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찰 수사 결과, 이 과다 계상된 금액은 공무원여비규정을 초과하는 숙박·식사 비용을 충당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숙박과 음식이 규정보다 비싼 곳으로 계획됐음에도 개인 자부담 없이 공적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항공권 예산을 인위적으로 높였다는 정황이다.
이 같은 방식은 비단 고창군의회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회 해외연수에서 여비규정을 초과한 지출이 잦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여비 부풀리기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연수에 참가한 직원들이 함께 여비를 사용했으며, 부풀리기의 실질적 수혜자도 그들 전체였다는 점에서, 비싼 숙박과 음식에도 자부담을 하지 않았다면 부풀리기가 있었다는 걸 충분히 유추할 수 때문에, 해외연수에 참가한 모두가 공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화된 비용 전가와 공적 자금의 목적 외 사용이라는 점에서 의원-직원 공동의 위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제기된다.
지방의회 연수비 조작 수사, 도내 11곳 의회로 확대
이번 사안은 고창군의회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북도의회 포함 도내 11개 지방의회, 총 42건의 해외연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사안과 관련된 연수는 대부분 선진사례 학습 등의 명분으로 기획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외유성 일정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숙박과 식사가 여비규정보다 비쌌음에도 그 초과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지 않고 예산으로 처리한 것은, 해외연수가 공공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세금을 이용한 사적 소비에 가까웠음을 보여준다.
공직사회 “사실상 의원 지시, 직원만 송치 불합리” 반발
이 사건을 두고 전북도내 시·군의회 사무국 등 공무원 사회에서는 강한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비 과다 계상은 실무 담당 직원이 독단적으로 판단해 집행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요청 또는 암묵적인 지시에 따른 행위였다는 것이 다수 관계자의 주장이다. 모 시의회 사무국 직원은 “의원들의 여행 일정, 숙박 등 요구에 맞춰 연수비를 조정하는 일은 오랜 관행”이라며 “인사 불이익 등을 우려해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연수비가 조정됐는데, 결과적으로 실무자만 처벌받는 구조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의회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방식이라면 의원들이 직접 연수비 산정을 하거나, 아예 연수를 가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외유성’ 관행 도마 위…제도 개선 목소리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관행적으로 반복돼 온 외유성 연수가 여비규정 위반과 예산 누수로 이어진다면, 주민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여비 초과분에 대한 자부담 원칙이 무력화되고, 연수 항목과 금액이 담당자와 여행사 협의만으로 조정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모든 연수 계약 내역과 영수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외연수 자체를 최소화하거나 국내 대체 연수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연수 목적이 실제로 정책 개발 등에 기여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가 부재한 상태에서는, 연수라는 제도 자체가 ‘특권 소비’로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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