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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웅진기 지방지배의 퍼즐 한 조각이 정읍 땅에서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읍시는 전주대학교 박물관과 공동으로 9월18일~19일 은선리·도계리 고분군에 대한 최종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3년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자문회의에는 강봉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장, 권오영·김낙중 국가유산청 매장유산분과 위원, 김재홍 국가유산청 사적분과 위원, 최완규 원광대학교 역사철학부 명예교수,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등 국내 고고학 분야 핵심 연구진이 참여해 조사 경과와 정비 방향을 심층 검토했다.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은 정읍 영원면 일대에 분포한 270여기의 고분 중 대표적 유적으로, 횡혈식 석실분 56기를 포함해 2018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 보수정비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연차 발굴이 진행됐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총 9기의 백제 고분이 확인됐다. 출토품 가운데 금제 장신구는 웅진기 초 백제 중앙세력이 고사부리성(현 정읍시 고부면) 일대까지 권역을 확장했음을 뒷받침한다. 금동이식·청동팔찌·청동뒤꽂이·구슬 세공품 등 장신구류와 철도자·관정 같은 철기류, 광구장경호·삼족토기·병형토기·대부완·개배 등 토기류 역시 중앙·지방 간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지목됐다. 학계는 “지방 세력과 왕권 사이의 권력 구도를 해석할 수 있는 1급 사료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백제 중방문화권의 성격과 지방 권력 구조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유물의 조합과 고분의 구조는 백제 중기 정치체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정비·전시·활용 방안 수립에 결정적인 자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은 백제 중방문화권의 성격을 밝히는 핵심 유적”이라며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발굴과 학술연구를 이어가 정읍의 역사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시민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은선리·도계리 고분군 발굴조사는 정읍지역이 백제 중방문화권의 핵심 거점이었다는 사실을 유물로 입증하며, 중앙과 지방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구체화하는 학술 성과를 만들어냈다. 출토된 금제 장신구와 고분 구조는 당시 지방 지배세력의 위계와 백제 중앙세력의 확장 양상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향후 정읍시가 학술성과와 보존, 시민 향유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간다면, 이 고분군은 정읍의 역사문화 기반을 확장하는 핵심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정읍이 품은 고분 한 기 한 기가 백제사의 빈칸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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